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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환 May 21. 2024

건너가는 자

양자역학과 반야심경이라는 색다른 두 가지를 엮었다.


 양자역학의 신비한 세계와 불교의 반야심경의 원리인 색다른 두 가지를 결합하여 풀어냈다. 반야심경은 모든 현상에 실체가 없음을 강조하며, 궁극적인 지혜는 공을 깨닫는 데서 온다고 말한다.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는 구절은 우리의 현실과 본질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가르친다. 이는 익숙한 곳과 새로운 곳의 경계가 사실상 무의미하며, 본질적으로 모든 변화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음을 뜻한다.


 저자는 세상의 고통에서 해방되고자 35세에 출가했던 붓다의 깨달음을 전하고자 저술했다. 책의 제목인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기"와 같이, 우리도 건너가기를 꾸준히 반복한다면 일상 속 삶의 변화를 더 깊이 있고 철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양자역학'과 '반야심경'의 두 이론은 생각보다 관련이 깊다.


 양자역학은 고전 물리학의 경계를 넘어, 입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에너지를 주고받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이러한 개념은 붓다가 출가 후, 익숙한 현실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과 세계로의 도약을 은유적으로 풀어냈다.


 양자역학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중첩'이다.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기란 흡사 중첩 상태에 있는 입자가 여러 가능성 속에서 하나의 현실로 결정을 내리는 과정과 같다.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선택지와 가능성을 마주하며,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나간다. 


 또 다른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은 '얽힘'이다. 두 입자가 얽히면, 그들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상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는 인간관계와도 비슷하다. 우리가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나아갈 때, 우리를 연결해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우리의 결정과 성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정은 얽어매던 모든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즉각적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양자역학 원리는 불교의 열반, 해탈, 보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는 여정은 인간의 마음이 무명(無明)의 상태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불교에서 열반은 깨달음의 상태로, 모든 번뇌와 고통이 사라진 평화로운 경지이다. 익숙한 곳이 우리의 일상적인 고통과 번뇌의 세계라면, 새로운 곳은 바로 열반을 의미한다.


 또한 '건너가기'를 하는 과정은 집착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인 해탈과도 일맥상통한다. 붓다는 자신을 얽매던 여러 한계와 두려움을 극복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장애물과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하는지 알리곤 했다.


 우리의 마음이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과 같이 윤회, 즉 세상 속 고통이라는 고정된 상태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양자역학의 중첩 상태에서 특정 상태로 전환되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윤회 / 보시



 또한, 보시는 양자 얽힘처럼 우리와 타인 간의 깊은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보시는 남에게 베풀고 나누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넓히고 자비심을 실천하는 것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기브 앤 테이크를 바라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행위는 훈련하지 않으면 행하기 어렵다.


 이는 붓다가 새로운 곳으로 가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자신이 얻은 깨달음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장면들로 보시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 우리가 새로운 곳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연대하고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며, 진정한 기버의 가치관과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


출가 후 붓다가 겪는 도전과 변화는 양자역학의 복잡한 세계 속에서 질서와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과 흡사했다.







결국,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기"는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서, 내면의 성찰과 성장, 그리고 자비와 연대를 통한 진정한 열반과 해탈의 길을 탐구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매 순간 새로운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자신으로 거듭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익숙한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건너가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경험과 변화는, 결국 공의 원리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붓다는 모든 것의 본질이 공임을 인식하며, 진정한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얻는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고통과 두려움이 집착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35세부터 80세까지 45년 동안 '건너가기'를 통해 세상 고통 속에서 해방되는 방법을 알리고자 노력한 붓다를 잘 표현했다.


 어떤 날은 구름이 끼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항상 태양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정진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 깊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삐가 아닌 자신만의 고삐를 움켜쥐고, 나아가는 사람들은 뭔가 깨우친 사람 같아 늘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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