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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 Jul 12. 2020

행복학교

직장 스트레스 극복기

요새 나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직장이다. 직장 상사로부터 납득할 수 없는 지적이라도 받는 날이면 분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어찌 보면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보내는 곳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마음 상태가 나한테만 영향을 미치면 괜찮겠는데 문제는 내 주위 사람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다. 평소 같으면 웃어 넘어갈 일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나마 나의 주도권을 휘두르고 싶었다. 그럴수록 내가 싫어하는 직장 상사의 모습을 닮아가는 모습에 또 내가 더 싫어지고...

마음을 다스리고자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즐겨보던 차에 온라인 행복학교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별다른 기대 없이 신청했는데 선정이 되어 행복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방식은 모임장을 중심으로 각 주의 주제에 따라 법륜스님의 영상을 보고 관련 질문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것이다.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행복을 위한 간단한 과제도 있고, 주제와는 별개로 일회용품 쓰지 않기와 같은 권장 과제(?)도 있다.


<프로그램 (총 5회) >

1강 : 오리엔테이션

2강 : 사랑과 거래 사이

3강 : 행복 심기

4강 : 출렁출렁

5강 : 해피코리아 가치 심기


OT에서는 '말말말'에 관한 내용이었다. 법륜스님의 말씀은 타인이 나에게 한 비난은 나에게 던진 쓰레기와 같기 때문에 그 쓰레기를 계속 가지고 들여다보면서 '네가 어떻게 나에게 이런 쓰레기를 줄 수 있냐'며 화내는 것은 나만 손해라는 것이다. 나도 비난이라는 쓰레기통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가지고 다니며 그 말을 곱씹고, 의미 부여하며 분해하였다. 그 쓰레기를 버리는 연습을 실천 중이다.


행복연습 중에 내가 자주 하는 말과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여 행복학교가 끝난 후 바로 엄마에게 달려가서 물어보았다.


"엄마, 내가 자주 하는 말이 뭐야?"

"음, 오늘 하루 어땠어?"

"그러면 나한테 듣고 싶은 말은 뭐야?"

"글쎄... 요즘 괜찮아? 힘든 일은 없어?"


나에게 듣고 싶은 말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라 좀 놀랐다. 딸에게 안부와 위안을 받고 싶은 마음을 내가 몰라줬구나 하는 나의 무심함에 엄마에게 미안해졌다. 이런 것을 보면 삶이란 돌고 도는 것이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내가 어렸을 때는 부모의 보호와 도움을 받는데 나이가 들면 그 역할이 바뀌는 것이다.

내가 힘들다고 타인에게 무심했던 나를 돌아보고, 나의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위안을 받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 전에는 혼자 노력하려 해도 잘 안되던 것이 오히려 행복이라는 하나의 바람으로 모인 그 모임에서 심심찮게 위안을 받는 내 마음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모르는 사람들이어서 더 내 마음을 편하게 말할 수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2019년 5월

세상에 너 혼자 남겨진 것 같이 느껴졌을 때 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독서 동호회에 가입을 했어. 그래도 아직은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고 싶었던 걸 거야. 첫 정모 때는 참 어색했지.  모르는 사람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네 생각을 이야기하고 타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말이야. 그러다 한 번, 두 번 참석이 늘어나고 용기 내서 뒤풀이도 가고, 가벼운 벙에도 참여하면서 너는 사람들과 좀 더 친해져. 이 곳에 들어올 때만 해도 사람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는데 또 이렇게 사람 때문에 웃음이 나고 설레고 행복해져. 네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을 보며 너는 조금씩 더 사람 관계에 대해 용기가 생겨. 너는 아직 여기 살아있다고,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인정받고,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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