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 Jul 19. 2020

행복심기

행복의 빈도

난 어떨 때 행복할까?

각자의 인생의 시기에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그 질문을 통해 나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지난날을 되돌아보기도, 힘든 지금을 위로받으려 하기도 한다.

그럼 다시 질문을 고쳐본다면,

난 어떨 때 행복했을까?
무엇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로 고쳐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추상적인 단어를 이야기할 때 모호하게 의미를 규정해버리곤 한다. 특히 감정과 관련된 단어를 쓸 때 그렇다. '슬프다'는 의욕이 없고 기분이 축 처지는 것을 의미할 때도 있고 소중한 누군가를 상실해서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할 때도 있다. 행복도 그렇다. 우리는 보통 행복을 쾌락이라는 의미로 혼용해서 사용할 때가 있다.

서은국 작가의 '행복의 기원' 책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쾌락은 순간적인 즐거움과 유쾌함을 의미한다면 행복은 빈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649310

즉,  행복은 좋은 습관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긍정적인 행위를 반복적으로 했을 때 주는 감정과 연결된다. 가령, 하루에 운동을 30분간 꾸준히 한다든지, 독서를 아침에 30분간 한다든지와 같은 것이다. 심리적 안정을 갖춘 상태, 불교에서의 열반으로도 볼 수 있겠다.

그러면 다시,

내가 자주 느끼는 작은 기쁨이란 무엇일까?

법륜스님의 행복학교 2주 차의 과제는 매일 나의 행복을 찾고 '~해서 행복해' 3가지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 과제의 이름은 '행복심기'다. 그 '심는다'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행복이라는 것은 어쩌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고 그 발견이라는 행위를 통해 행복이라는 씨앗이 마음속에 심어지는 것이 아닐까. 행복을 발견하는 반복되는 기쁨이 또 다른 행복을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간다.

아침에 빗소리를 들으며 일어나니 행복해.

오늘도 내 생각을 글로 남겨서 행복해.

편안한 주말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해.


2020.07

대학교를 졸업하고 너는 계속 행복을 찾아다녔어. 너 자신이 누군지 궁금했고, 앞으로 몇십 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게 권태롭게 느껴졌고, 네 인생을 인정받고 싶었어. 너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를 버리고 변변치 않은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어. 아직 인생의 절반도 오지 않았지만 네 인생은 벌써 그저 그런 인생이 된 것 같은 패배감이 들기도 하지.

넌 행복이 대단한 것인 줄 알았어. 그런데 행복은 희열과 쾌락과 같은 순간적인 감정이 아니라 기쁨의 빈도였음을 알고는 네 하루는 행복했구나, 위안을 받게 돼. 네가 하루에 조금씩 했던 반복되는 일들이 행복이었고 단지 몰랐던 것뿐이구나라는 생각. 최근에는 한 가지 행복이 더해졌어. 풀내음이 나는 향수를 귀밑에 살짝 바르고 잠자리에 드는 거야. 그러면 풀 내음이 코끝에 전해지면서 넌 편안한 잠자리에 들게 돼. 오늘 하루도 행복했길, 또 행복한 내일이 오길 바랄게.


작가의 이전글 행복학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