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감사만 하면 발전도 없어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단칸방이라도 집이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쥐꼬리 만한 월급이어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맛없는 음식도 한 끼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고들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여기서의 감사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 번째 의미는 '긍정적으로 살아라'다. 현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과 현재의 모습 사이에 괴리감이 생기면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다. 타인과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로 생기는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현재에 만족하며 살라는 의미다. 코로나로 경제도 안 좋아지면서 이 말이 더 익숙해지는 요즘이다. 이렇게 힘든 시국에 권고사직되는 사람도 많고 내 집 마련도 힘들고, 일하고 싶어도 문 닫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불평하는 사람을 철없는 사람으로 몰아간다. 그러고는 그것을 빌미로 은근히 협박 아닌 협박도 한다.
'요즘 다 힘든데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라며 말이다. '코로나니까 이것 좀 양해 구합니다.', '코로나니까 이것 좀 이해 바랍니다.' 힘든 때 서로 도와주고 배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빌미로 계속된 양해를 요구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예전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그 날 뉴스에는 취업난 이야기가 나왔는데 대표가 나와 관련 부서의 사람들을 모아놓고는 대뜸 취업난 이야기로 운을 뗐다. '요새 참 취업이 힘들어요.' 그러면서 나에게 회사 규모도 작고 신규 채용은 힘들다며 서로 도와야 한다고 타 부서의 일을 맡겼다. 참 그냥 맡기면 기꺼이 했을 수도 있는 일인데 저 말을 먼저 듣고 나니 '요새 취업난 힘든 거 알지? 그러니까 닥치고 하라는 거 해'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오히려 내가 감사히 받아야 하는 것처럼 들렸다. 취업난이니까 일 하는 것에 감사해라. 이게 반복된다면 눈 가리고 아웅이 되는 무서운 말이다.
힘든 것은 힘든 것이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안과 실천 없는 불평도 문제지만 감사할 줄만 알면 발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