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엄마의 시간은 흐른다.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연습

by 제이그릿

“아이가 어릴 때, 어떻게 일을 하셨어요?
저도… 할 수 있을까요?”


사진: Unsplash의De an Sun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 시절이 떠오른다.


둘째를 출산했던 해,
나는 사업자 등록을 하고
본격적으로 3D 작업을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오랫동안
건축과 인테리어 설계팀에서 일해왔고,
퇴근 후엔 도면과 3D 작업을
아르바이트로 이어갔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에도
나는 늘 ‘일’을 놓지 않던 사람이었다.


되돌아보면,
거의 20년 가까운 시간 중
일을 쉬었던 기간은
1~2년도 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땐,
낮잠 시간과 모두가 잠든 밤 시간이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하루 8시간씩,
집중해서 작업했다.


아이의 유치원이 시작되면서
조금 더 안정적인
작업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6~7시간 정도를
꾸준히 쌓아갔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을 땐
틈새 시간을 붙잡았다.


나는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일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일을 놓지 않았던 건
그 시간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도 아이는 자라고 있고,
나도 자라고 있다는 것.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시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나는
불안한 미래를
미리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이 시간을
조금 더 단단히 살아내는 데
집중한다.


시간은 오늘도 흐르고 있으니까.


살아보니,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한 채
시작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연습’이
더 현명한 준비일 수 있다는 걸 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태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
아이도, 나도
스스로 설 날이 올 테니까.


갓 세상에 나왔던 딸아이는
어느덧 7살 유치원생이 되었고,
큰아이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지금 이 순간도
조용히 과거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이 더욱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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