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욕

by 류대표

가끔 나는 추운 날 냉수욕을 한다.

그 차가운 물이 몸에 닿는 순간,

세상은 오직 지금만 남는다.

걱정도, 계획도, 생각도 꺼진다.

차가운 물이 의식을 덮어버리며

머릿속의 소음이 모두 멎는다.

그 찰나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다.

오직 이 감각만 있다.

살갗을 스치는 물,

심장을 두드리는 찬기운,

숨을 들이쉴 때마다 살아 있음이 명확해진다.


냉수욕은 어쩌면

가장 단순하고 강렬한 명상일지 모른다.

생각 이전의 감각,

생각 이전의 존재를 체험하는 일.

그 차가움 속에서

'생각하는 나'는 사라지고,

'살아 있는 나'만 남는다.

무엇을 하려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있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물 밖으로 나올 때,

설명할 수 없는 평온을 느낀다.

몸은 차갑지만 마음은 맑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하다.

냉수욕은 몸으로 하는 명상 같다.

몸이 마음을 끌어당기고,

마음이 다시 '지금'으로 돌아온다.

의식의 과잉이 깨지고,

나는 다시 '지금-여기'로 돌아온다.

그 짧은 순간,

나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존재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