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발전할수록 단순 반복되는 일은 인간의 몫에서 멀어질 거라 말합니다. 그래서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닌 창의성에 두각을 내는 사람들의 생존에 유리할 거라 예측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창의성은 창의적인 방법으로 도달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창의성은 지루하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과정을 지나는 가운데 얻게 되는 선물입니다. 예를 들어서, 매일 짧게라도 반복해서 글을 쓰는 사람이 창의적인 글을 써내는 능력을 얻습니다.
만약 창의적인 글 하나를 뽑기 위해 새로운 것만 좇아 다니고, 반복해서 쓰는 단순 작업은 멀리한다면 그 사람은 절대 창의적이 글을 뽑아내지 못합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지루한 과정을 단순 반복하다가 그 작업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0에 가까워질 때 가장 창의적인 성과물을 만들게 됩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솟구칠 때, 바로 써낼 수 있는 컨디션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애기입니다.
창의성을 콘텐츠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건 신체가 단순 작업에 익숙해져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작곡가, 화가, 작가, PD 중 진짜 창의적인 사람은 단순 반복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알고 실제로 행한 사람들입니다
AI가 대체하는 반복적인 일이 앞으로 많아지겠지만, 인간 자체를 대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은 더 창의적인 일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단순, 반복하는 행위, 즉 콘텐츠 제작 습관을 통해서 키울 수 있습니다. 발전하는 AI 기술 속에서 인간이 중심을 잡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더 새로운 게 아니라 사실은 그전에 외면했던 단순하고 본질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신태순 지음) >
창의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영역을 아우르고 결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혹자는 인문학이나 문화인류학적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도 말한다. 어떤 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유레카 모멘트를 만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일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을 접할 때 창의적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결국, 창의력은 이제까지 머릿속에 쌓아 놓은 다양한 경험과 정보가 서로 적절히 결합해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정보가 재정리되고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결합되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러한 번뜩이는 순간을 만나는 방법은 다 다르다.
모두가 무시하는 단순 반복 작업도 실제로는 가장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게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