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싱가포르, 비즈니스 허브 두바이]
지난 2월 10일 새벽 아랍에미리트(UAE)가 개발한 화성 탐사선 ‘아말’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UAE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다섯 번째 국가가 됐다.
보통 우주 개발국들은 달 탐사를 통해 경험을 쌓은 뒤 화성 탐사에 나선다. 하지만 UAE는 달 탐사 경험은커녕 소형 위성 4기를 개발한 경험이 고작이다.
그마저도 2009년 첫 인공위성인 두바이샛과 2013년 개발한 두바이샛 2는 우리나라 개발 업체 쎄트렉아이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도 미국 콜로라도대와 캘리포니아대, 애리조나주립대와 공동 개발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고, 원자력발전과 군사 분야, 농업기술 부문 등에서도 협력하고 있으니,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선의 발사를 축하하고 앞으로 협력을 제안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질문 하나가 맴돈다. "아랍에미리트는 왜 일본 발사체를 선택했을까?"
"발사체가 지구를 탈출하려면 제1 우주 속도 비행으로 가능하지만,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려면 제2 우주 속도가 필요하다"며, "현재 이 제2 우주 속도를 구현하는 발사체를 보유한 곳은 미국과 유럽연합, 러시아와 인도, 일본 등에 불과하다"라고 한다.
돌이켜보면, 아랍에미리트는 2009년과 2013년 한국 위성업체에 소형 과학위성을 주문 제작해 발사했고, 2018년에는 한국 업체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공동 개발한 정찰위성 칼리파 샛을 발사했는데, 이 칼리파 샛 역시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물론 일본 발사체를 사용한 건 기술적, 경제적 측면을 고려했을 것이다. 발사체를 보유하지 못한 아랍에미리트는, 반대로 발사체는 있지만 화성 탐사선은 없는 일본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일본으로서는 우주 경쟁에 자국 로켓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상호 간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UAE은 20년도 안 되는 단기간에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초기단계에는 한국과 협력해 지식을 이전받았고, 미국과 협업하여 완성한 후, 일본 발사체를 통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최대한 실리를 취하는 UAE의 우주개발 사업전략은 주목할 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