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조지아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으로 미국 내 고질적인 인종차별과 증오범죄에 대한 경고와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듯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애틀랜타를 찾았다. 또한 연방기관과 군 기지에 대한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등 아시아계의 민심을 다독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집권당인 민주당과 새 정부의 키워드는 '다양성'과 '통합'인 만큼 특정 인종을 타깃으로 하는 범죄를 그대로 좌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국인 희생자는 총 4명인데, 대부분 60대의 여성이었다. 그런데, 머리와 가슴에 조준사격으로 보이는 총격을 입었고, 다분히 계획적이었다는 여러 정황을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애틀랜타 시장도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은 증오범죄 이외의 다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는 미국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결국 이러한 증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미움과 혐오, 그리고 힘센 집단과 약한 집단 사이의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 이들은 특정 주장이나 메시지를 퍼뜨리려는 의도가 있지만, 논리적인 정치적 메시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평등과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을 지상 최대 가치로 삼는 미국에서 이런 사건이 만연하는 것 또한 아이러니하다.
몇 해 전부터, 미국 빅 테크 기업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성/포용성 최고 책임자 'CDIO(Chief Diversity & Inclusion Officer)'라는 직책을 만들어서 기업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차별 없이 업무에 최고의 역량을 쏟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들이 훼손되면 궁극적으로 기업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적인 효과와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양성이란 인종, 성별, 나이 등으로 구별되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지닌 가치관, 신념, 태도와 같은 차이를 말한다. 조직의 다양성이 증가하면,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저해되고 조직의 응집력이 약화되며 갈등 유발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있으나, 창의와 혁신의 원천이라는 긍정적 부분이 존재하는 양날의 칼과 같다.
따라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순수혈통 우월주의로 살아남기 힘들다. 국가와 문화를 넘어서는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순혈주의를 전통의 가치로 생각하는 아시아 국가들도 결국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생존의 문제이다.
성별이나 인종, 문화 다양성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생각의 다양성'이다. 이러한 다양성이 성과뿐만 아니라 기업 내 교육, 권한 부여, 리더십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요즘 가장 재능 있는 인재들은 기업 내 다양성이 존중되는 곳으로 몰린다고 한다. 이것이 다양성이 존중되는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