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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Apr 21. 2021

차별과 편견의 사이에서 - 미국의 아시아 증오

미국의 아시아 증오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약 150년 전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지난 1875년, 이른바 페이지 법안이 통과되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처음으로 차별의 표적이 되기 시작했다.   이 법안은 어느 특정 민족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는 것으로 중국계 여성을 성노동자로 보고, 비도덕적이라고 판단, 이들의 미국 이민을 금지했다.  


미 연방의회는 더 나아가 지난 1882년 중국인들을 전면 차단하는 이른바 중국인 배척 법을 통과시켰고, 이후, 진주만 공습,  911 테러와 코로나 사태 등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유색인종을 희생양으로 삼아 왔다.


인종 차별의 논리는 어느 한 특정 민족의 존재가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주거나 사회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데 주로 아시안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사실과 아시안들이 질병을 옮긴다는 두 가지 편견이 미국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안 증오가 더욱더 심화되는 이유를 내부에서 찾으라는 목소리도 있다.  아시안이 모범적 소수민족의 신화에 젖어있고, 여기에 더해 차별해도 반격하지 않고, 무시당해도 조용히 넘어가는 이른바 영원한 이방인으로 모습으로 각인되었다든 지적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정치 지도자의 "쿵 플루(kung flu)"라는 발언도 아시안 안티 분위기 조성에 한몫했다.  쿵 플루는 중국 전통 무술인 쿵후(Kung fu)와 독감을 뜻하는 플루(flu)의 합성어이다.


얼마 전, 가족과 뉴욕 여행 중, 아니나 다를까 조금 외진 지역을 걷던 중에 앞에서 걸어오던 흑인(black person)이 시비조로 말을 걸어왔다.  나는 일대응을 하지 않고, 신속히 그 자리를 피했다.  당일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딸아이가 한마디 했다.  "아까 왜 그 자리에서 대답도 안 하고, 무시했어? 그것도 인종차별인데..?"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일까? 아니면 나 자신도 뿌리 깊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우리 자녀들은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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