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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May 20. 2021

카페에서 일이 더 잘 되는 이유 : 커피 하우스 이펙트

우리가 카페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이나 문화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커피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미국이 이 경우에 가장 많이 해당되는 것 같다.  드라이브 스루나 투고(to go) 커피를 사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확실히 이 나라에는 커피 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있다.


두 번째는 타인과의 만남과 대화를 위해서이다.  굳이 따지자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문화권에 해당된다.  한국에서 카페나 커피숍은 잠깐 들려서 커피 한잔 하거나, 혹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경우에는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함께 즐기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확실히 문화권마다 차이는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카페에 가는 이유는 개인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서이다. 간단한 업무를 하거나, 집중력을 높이고, 영감을 얻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제3의 개인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공통적인 모습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카페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어린 학생들부터 대학생, 어른들까지 책과 노트북을 들고 와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문화이다.  조용하게 집중이 잘 되는 도서관도 있고, 편안하게 재택근무를 해도 되는데, 굳이 카페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카페는 오래전부터 문화와 예술을 만드는 장소였다.  태생적으로 예술가들이나 지성인들과 어울리는 곳이다.  특히 유럽의 노천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문학적, 예술적 영감을 얻어가는 장소로 많이 애용해왔다.  헤리 포터의 작가가 작은 카페 구석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만들어 냈고, 봉준호 감독도 동네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니, 쉽게 넘볼 수 없는 생각과 창의력을 제공하는 공간임은 틀림없는 듯하다. 


2. 와이파이라는 기술도 카페의 개인화와 사무실화를 가속화했다.  인터넷과 노트북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것은 요즘 직장인들이다.  초고속 인터넷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카페는 이무도 부럽지 않은 나만의 사무실이 된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 와이파이를 완전 무료로 제공한 건 한국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처럼 카페에서 콘셉트와 아답터를 이용하게 쉽게 만들어 둔 나라도 찾기 어렵다.  이런 세심한 부분도 카페가 대중적인 공간이 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 


3. 카페는 집도 아니고, 사무실도 아닌 새로운 제3의 장소이다.  이 새로운 장소는 회사와 집과는 다르게 내가 공간을 100%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다.  본인 의지대로 컨트롤 가능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아지고, 따라서 몰입도가 높아져서 업무 효율도 좋아진다.


4. 미국 시카고대 소비자 연구 저널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50~70 데시벨(dB)의 소음이 완벽하게 조용한 상태보다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잔잔한 음악과 사람들의 대화가 더욱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논리이다.  소음으로 또 다른 소음을 막는 것이다.


5. 브뤼셀 자유대 연구진은 대학생 38명을 대상으로 집중력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카페에서 업무나 공부를 할 때, 집중력이 높아지는 이유는 바로 "옆 사람"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이 열심히 일하거나 집중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는다는 것이다.  자유롭지만, 타인의 시선이 있어서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6. 카페에서는 굳이 긴장할 필요가 없다.  옆 사람과 대화를 해도 괜찮고, 원하면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다.
사람은 긴장하면 에너지가 뚝뚝 떨어진다고 한다.  반대로 긴장 요소가 적을수록 마음 편하게 집중할 수 있다. 제약사항이 많은 도서관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렇듯,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즐기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영감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최신 유행과 트렌드를 느낄 수 있는 문화적인 공간이다.  


최근 미국을 시작으로 백신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일부 카페들이 다시금 문을 열고 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들인데 전혀 낯설지가 않다.  그냥 오래전부터 봐왔던 반가운 모습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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