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산 이후 불안증과 우울증 관련 질병이 2배가량 높아졌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19 이후 우울감을 느끼거나 우울증이 있는 비중이 36.8%로 조사대상 15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불안증세를 보이거나 우울증에 걸린 비율은 멕시코(15→50%), 영국(19→39%), 미국(8.2→30.8%), 프랑스(13.5→26.7%) 등에서 크게 늘었다. 우울증세를 보이거나 우울증에 걸린 비율 역시 스웨덴(10.8→30%), 멕시코(3→27.6%), 호주(10.4→27.6%) 등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커먼웰스 펀드(common wealth fund) 재단에 의뢰해 지난해 3∼4월 조사한 내용이다.
우울감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문제는 젊은층이 더 우울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업이나 직장 등 생활환경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일과 공부, 휴식의 경계가 무너지며, 육체적인 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피로도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면서 정서 교류의 기회가 줄어든 부분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까지 일부에서는 이런 우울증 증상을 의지가 부족해서 걸리는 병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마음의 병도 질병 관점에서 의학적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대화와 질문, 그리고 공감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이러한 마음의 병은 인간관계에 갈등으로 인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매번 의사나 전문가를 찾아갈 수는 없다. 혼자서 해결이 어렵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우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데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즉 나를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공감과 지지가 치유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나를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에게 끌리게 마련이다. 사람이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거침없이 나를 표현할 때다. 조회수가 높은 유튜브를 보면, 일상 그대로의 영상이 인기가 높다. 번듯한 스튜디오나 좋은 장비가 없어도 된다. 일반 가정집에서 배달 음식 ASRM 먹방을 한다거나, 40대 노총각의 브이로그가 줄줄이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있는 그대로 나를 드러내는 것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나의 존재가 집중받고 인정받게 되면, 사람은 안정감을 얻게 된다. 그 안정감 속에서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다면, 정말 힘들 때 어디서 누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우선, 전문가만이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유연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일단은 내 주변을 돌아보자. 가족, 친구, 동료 등 의외로 도움을 요청하면 응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도와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나에게 묻고 또 묻고, 다시 공감해 주는 일을 반복해주는 그럼 사람이 필요하다.
이런 공감자를 만날 수 있다면 운이 좋은 사람이다.
- 나에게 닥친 어려움을 얘기했을 때, 내 마음과 그 상황에 깊이 주목하고 물어봐 주는 사람
- 해결방법이나 조언보다는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 궁금해하는 사람
- 이해관계가 없어도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가족과 같은 사람
- 내가 나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나에게 많이 물어봐 주는 사람
- 더 큰 상처를 주는 질문하는 하거나, 나를 비난할 의도가 없는 사람
지금 당장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소리쳐 외치면 바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우리는 이 어두운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정답과 바른말 보다는 나를 바라봐주는 공감자, 지지자가 필요하다. 내 고통을 공감하는 존재가 치유의 핵심 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