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M May 20. 2020

AI 인공지능 이야기#3 - 미국과 중국 승자는?

중국 인공지능 대가인 리카이프 박사는 세상은 "발견의 시대"에서 "실행의 시대"로 바뀌었고, 동시에 "전문지식의 시대"에서 "데이터의 시대"로 바뀌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을 연구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기업가들이 현장에 뛰어들어 알고리즘을 사업으로 바꿀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소히 공부한 소수의 사람만이, 혹은 그들만의 리그에 가입된 사람들에게만 특혜로 제공됐던 "지식"보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에는 세 가지 필요하다. 빅데이터, 연산력, 그리고 엔지니어이다.  이 중에서 "실행의 시대"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데이터" 이다.


중상위급 엔지니어가 알고리즘을 설계했지만 대신 아주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알고리즘은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가 설계하고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한 알고리즘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최고의 엔지니어만이 모든 것을 영위하는 시절은 지나갔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인공지능 시대에 경쟁력을 갖는 가장 큰 척도가 될 것이다.




사명 중심 vs 시장 중심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Chage the world"라는 표현을 많이 접하게 된다. 천재적인 능력과 재능을 가진 "히로(Hero)"가 나타나 "악당"으로부터 인류를 구해낸다.  이러한 미국 문화에 실리콘밸리의 도전정신이 더해져, "나도 세계를 바꿀 수 있다"라는 문화를 만들어왔다.


이들에게 모방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반하고, 기업가의 윤리에도 맞지 않는다.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타트업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중산층 이상의 가정환경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에게는 시대의 엘리트로서 특별한 "사명"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신, 중국의 스타트업 문화는 다르다. 그들에게는 "시장"이 최우선이다.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어디서 시작되었고,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두 번째 문제이다. 이들에게는 명예와, 영광도 세상을 바꾸는 것도 목적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돈을 벌고, 부자가 되는 것이다.



가벼운 접근법 vs 무거운 접근법


미국 기업 중에서 스타트업은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때 비교적 "가벼운" 접근법을 선호한다. "연결"과 "공유"와 같은 핵심가치에 집중한다. 그들은 창의적인 플랫폼을 구축하지만, 그 외의 다른 밸류체인 업체들과 협업한다. 특정 회사가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고, 각 전문 분야는 파트너와 협업해 나가는 구조이다.


반면에 중국 기업들은 "무거운" 접근법에 익숙하다. 그들은 플랫폼 구축뿐만이 아니라, 해당 사업의 밑단까지 모두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정부의 지원으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필요하다면, 보조금까지도 투입하여 전체 생태계를 자극한다.



전력망 방식 vs 배터리 방식


구글, 아마존, MS 등은 인공지능 사업을 "전력망" 방식으로 바라본다.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배터리" 방식의 사업을 전개하려고 한다. 물론 미국 선도업체와 스타트업은 사업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을 바라보는 방법도 다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사업을 바라보는 마인드 셋의 차이이다.


"전력망" 방식은 인공지능의 상품화를 추진한다. 결국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 아마존 등이 "전력망"을 관리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청구하는 형태이다. 구글이 딥러닝을 위해 만든 오픈소스 텐서플로(Tensorflow)를 예를 들어 볼 수 있다. 알고리즘 공개를 통해 구글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이 제일 크다. 하지만, 향후 알고리즘 코드를 비밀로 유지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줄어들고 있다. 알고리즘은 교육하는데 사용되는 데이터와 이 데이터와의 연결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신에 인공지능 스타트업은 정반대의 방식이다. "전력망" 자체가 없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본인들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즉, 사용 용도별로 특정된 "배터리식" 제품에 집중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폭보다는 깊이를 추구한다.  예를 들어, 의학적 진단, 자율비행 드론 등 특정 과제를 세우고, 그에 걸맞은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한다.



글로벌화 vs 현지화


예상했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전개 방식에서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은 그들의 글로벌 플랫폼을 최소한의 현지화 작업을 거쳐 글로벌로 전개한다.  대신, 중국과 같이 현지 텃세가 있는 곳은 과감히 포기한다.


이와 반대로, 중국 업체들은 철저한 "현지화" 정책을 구사한다. 예를 들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토종 스타트 기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미국 테크 기업에 대응한다. 인도의 올라, 싱가포르의 그랩, 중동의 카림이 그 사례이다.


아시아권이라고는 하지만, 국가마다 문화도 다르고 민족성도 다르다.  획일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모든 것이 통하지 않는다.  특히 중국에서는 구글이나 아마존이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철수했다.  중국의 바이두, 우리나라의 네이버를 보면 답은 나온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다름의 배경에는 동양적 문화와 사고방식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중국식 교육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주입식 암기 위주였다.  큰 벼슬을 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면 어려운 한자와 글을 외워야 했고, 정해진 틀과 방식에 따라 글을 써야 했다.  소크라테스가 진실을 탐구하고, 지혜를 갈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면, 고대 중국 학자들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옛 조상들의 말과 행동을 잘 따라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완벽하게 따라 하는 것이 지식과 지혜를 얻는 지름길이었다.


아울러, 가난과 부족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고, 경쟁률이 높은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주입식 암기 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한,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나만 도태되고, 패배자가 된다는 "부족의 심리"가 물불 안 가리는 중국식 기업가 정신을 만드는데 일조했을 것이다.


얼마 전 중국어 공부를 위해 여러 유튜브 사이트를 돌아다니던 중, 중국의 기술발전과 도시화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10년 전 백두산 트래킹을 위해 장춘을 일주일 동안 방문했고, 홍콩 여행 시 2~3일 정도 광저우를 방문한 것이 내가 경험한 중국에 대한 전부였다.  유튜버가 소개하는 중국 시내의 모습은 놀라울 뿐이었다. 모든 레스토랑 결제는 100% 모바일로 진행된다. 결제뿐만 아니라 각종 병원 예약과 버스/지하철도 마찬가지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아직 생소한 무인 편의점이나 레스토랑도 그동안의 중국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청결을 유지하면서 상당히 편리해 보였다.


버스와 지하철에 있는 "공유 자전거"와 "공유 우산" 콘셉트는 그 어느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는 진보된 기술과 문화의 조합이었다.  2017년 가을 공유 자전거 회사인 모바이크 자건 거는 하루에 2,200만의 승차를 기록하면서 중국 공유 자전거 시장을 거의 독점했다.  우버가 2016년에 발표한 일일 글로벌 공유 차량 이용 횟수의 4배나 되는 수치였다. 중국 모바이크社는 창업하고 불과 3년 뒤인 2018년 봄에 왕싱의 메이투안-디엔핑에 27억 달러에 인수되었다.  2010년도까지만 해도 인터넷에 접속하는 중국 인구는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형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자, 평범한 중국인들은 PC를 완전히 건너뛰고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세상에 진입했다.


중국에서는 서양식 금융 시스템인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서는 신용카드를 긁는 것이 가능하지만, 도시 상점들의 대부분인 영세 상점과 식당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위한 단말기 자체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영세 상점들의 주인들도 스마토 폰은 가지고 있었다. 이후 중국은 스마트폰을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포털로 바꿨다. 단순한 아이디어 였지만, 실행 속도와 소비자 행동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 결과로 누적된 데이터양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2016년 말에는 대도시에서 모바일 결제가 되지 않는 상점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2017년 말에는 7억 5,300만 명이 넘는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 중 65%가 모바일 결제를 받아들였다.  중국은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건너뛴 것이 아니라, 바로 모바일 결제로 갈아탄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약점이었던 컴퓨터 보급, 신용카드를 극복하기 위해 한 단계를 뛰어넘어 바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한 것이다. 이는 오히려 약점을 강점을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냈다.


같은 동양적 문화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3차 산업혁명은 우리가 앞섰지만, 4차 산업혁명을 중국의 먼저 준비하고 치고 나가는 것이 확실하다.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인공지능이다. 우리는 미국식 방식으로 가야 하는가? 아니면 중국식 방식으로가야 하는가?






작가의 이전글 AI 인공지능 이야기#2 - 특이점과 변곡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