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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Jun 04. 2020

코로나19를 역이용한 일본 유흥가 화상서비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특히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비즈니스 공통점 중 하나는 접대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북미나 유럽의 경우도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고객과 만나고 손님도 찾아온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그 나라의 의미 있는 장소를 소개하고 방문하기도 하지만,

동양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프로토콜"이라는 명목 아래 정해진 루트와 타임라인으로 무장한 꽉 짜인 스케줄은 개인의 자유와

실용적인 문화에 서양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일본에서는 "줌 캬바 (Zoom caba)"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이 인기다.  

고객이 캬바쿠라에서 일하는 여자 종업원과 모니터를 앞에 두고 온라인으로 대화를 즐기는 서비스가

생겨난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외출도 하지 못하고, 대화 상대가 없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을 때는 하루에 50명 이상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오프라인 캬바쿠라와는 달리 "줌 캬바 (Zoom caba)"는 "선불제로" 운영된다.  홈페이지에서 계정으로 만들고 희망하는 여자 종업원을 선택하면 이메일이나 문자로 Zoom 미팅 접속 URL이 도착하고,

원하는 시간에 접속하여 지명한 여자 종업원과 모니터를 앞에 두고 앞두고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이다.


실제 오프라인과 유사한 분위를 내기 위해서 벽지 등을 신경을 써서 실제 고객이 방문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아울러 홈페이지를 통해 클릭 한 번으로 여자 종업원에게 샴페인을 선물할 수도 있다.  여자 종업원 자택에 샴페인을 준비해두고, 고객이 돈을 지불하면 샴페인을 개봉하는 시스템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생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별일을 다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업 콘셉트를 구상하고 실행한 A 씨의 사업전략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실 A 씨는 동종업계에서 일하던 사람은 아니고, 본업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로

수입도 줄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부업을 고민하던 와중에 여성 종업원과 고객을

가상공간에서 연결해 주는 이른바, 연결/공유 서비스 콘셉트를 생각해 낸 것이다.


이후, 트위터를 통해 본인의 이러한 사업 구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알렸는데, 놀랍게도

많은 여성분들로부터 문의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2~3주 동안 사업모델을 정비해서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했던 여자 종업원분들도 코로나로 인해 실직하는 경우가 많았고, 거주하는 여성들로부터도 많은 연락이 받았다.


"줌 캬바 (Zoom caba)" 초기에는 컴퓨터나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비교적 젊은 IT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이들은 단순한 호기심이었을 뿐, 다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일많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년 남성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분들은  IT 제품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Zoom"이 무엇인가라는 기본적인 개념부터 교육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분들로 인해 고객층이 두터워졌다고 한다.  우리가 많이 읽고 공부했던 마케팅 서적에 있던 대로 "초기부터 투자하여 확실한 충성고객"을 만든 셈이다.


초기에는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고객을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일본 전역 즉

지방 도시에 거주하는 고객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온라인의 장점을 최대한 홍보하고, 활용한 전략이다.


동시에, 미국, 싱가포르, 태국, 브라질, 노르웨이 등 해외에서 근무하는 일하는 샐러리맨 중에서 편하게 일본어를 사용하고, 고향의 향수를 느끼면서 대화하고자 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남성 고객뿐만 아니라, 여성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동성과의 대화 상대가 필요한 고객이나, 혹은 동종업계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여성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 씨의 사업전략은 디지털 마케팅과 온라인 사업을 수차례 운영해 본 사업가 이상의 수준이다.

다른 경쟁자와의 차별점 중 하나는 마케팅과 홍보를 위해 "트위터"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1,000명 이상의 본인 팔로워들에게 정기적으로 새로운 정보와 이벤트를 업데이트했다.  200~300명 정도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A 씨의 "네트워크 효과"는 비교할 수없이 강력했다.  


따라서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추가로 비용을 투자할 필요도 없었다.  한계비용이 0에 가깝고 고정비가 낮은 연결 기반의 사업을 특성을 100% 활용한 것이다.


아울러, 여자 종업원과 고객을 연결할 플랫폼을 "Zoom"으로 정하고 "Zoom"을 연상할 수 있는 "서비스명"을 활용한 것도 단기간에 고객을 모으고, 또한 "바이럴 효과"까지 낼 수 있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Zoom"을 활용해서 해외에 있는 가족과 대화를 하거나, 온라인 동호회의 사례를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Zoom"에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기본적으로 캬바쿠라의 특성상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이 매출 관점에서는 더 유리하다.  종업원 입장에서는 온라인이 일부 편리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본인을 알리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A 씨는 향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함께 운영하는 모델도 고려 중이다.  아울러 온라인 매장의 경우,  

프리미엄 사이트를 오픈해서, 좀 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높은 가격으로 운영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이러한 고가 정책은 " 고객 레벨"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을 선별하기 위해, 위해 회원 가입 시 메일이나 전화번호 인증을 거치는 등 진입장벽을 높였고,  만약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고객이 있다면 바로 퇴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A 씨가 언제까지 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른다.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고 이후에도 안정적인 "부업"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을까?


우리 모두의 관심은 이 사업의 지속 가능 여부보다는 A 씨가 구상한 "사업 아이디어"와 "전략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  인기 있는 마케팅 강의나 서적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절묘하게 반영하고 그대로 실행했다.


확실히 "업의 본질"은 다르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비즈니스이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A 씨가 구상한 아이디어와 전략 방향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A 씨는 "언젠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고객이 점차 없어질 수도 있다. 난 그저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라는 마지막 코멘트를 던졌다.


진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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