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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Oct 01. 2020

전용 엘리베이터까지 활용하는 중국의 무인 택배

[디지털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중국 리서치 기관인 'Qianzhan Industry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 이커머스 시장은 2010년 4조 5,500억 위안(약 700조 원)에서 2019년 34조 8,100억 위안(약 5,400조 원)으로 급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택배 업계 물동량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택배 업계는 인구 집약형 산업으로, 그동안 값싼 인건비로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중국의 인건비가 계속해서 상승하면서 더 이상 저렴한 노동력은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이제는 '무인화'라는 새로운 화두가 등장하면서 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무인 택배 시장은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이커미스 기업 '징동 닷컴(JD.com)'은 무한 제9병원(武漢第九病院)과 그 일대를 대상으로 무인 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 '메이탄(美団, MEITUAN)'에서 개발한  무인택배차량(魔袋, MAD)도 북경 내  3개 지역에서 무인 택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source : MEITUAN, MAD]




아직까지 택배는 임시 보관용 락커에 보관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만큼, 무인 택배가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보인다.  또한,  현시점에서 무인 택배 차량이 일반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엘리베이터 자체가 특수 시설인 관계로, 정부 법령의 철저한 관리하에 있는 데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엘리베이터 업계는 타 업계와의 교류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무인 택배 차량을 엘리베이터에 싣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택배 회사, 부동산 관리업체, 엘리베이터 유지 보수 업체 간의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관련 기업들을 한대 모아서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서 사업 가능성을 발견한 기업이 있다.  '락토지능(Lequ zhineng)'이라는 스마트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스타트업 회사이다.  이 회사는 아파트 외벽에 무인 택배 박스 전용 레일을 설치하고, 택배 전용 엘리 버이터를 통해 베란다 창틀에 설치된 '택배 락커'까지 물품을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개인 택배 락커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무인 택배 차량이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물건을 배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택배 전용 스마트 엘리베이터(到到天梯)와 과 스마트 무인택배 차량(到到無人宅配車) 을 통해 무인 택배 서비스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source : http://lequzhineng.com ]


중국 택배 업계의 취약점은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저효율 그리고 고비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택배 사업 모델은 다음과 같다.  우선, 택배 업자가 창고에서 배송물품을 택배 박스에 넣으면, 무인 택배차량이 짐을 꺼내서 이동한다. 그리고 무인 택배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베란다에 설치된 개인 택배 락커까지 배달하는 흐름이다.  구매자는 베란다를 통해 구매한 물건을 바로 받을 수 있다.  만약 반송을 원할 경우에는 역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이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택배 효율도 좋아지고,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시 문제도 해결된다.  택배 박스는 온도 관리 서비스를 통해 야채와 채소 등 신선식품 배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외벽에 전용 '택배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각 가정에 '택배 락커'를 설치해야 한다.  각 가정 별로 약 1,000위안(20만 원)을 투자하면 이 서비스를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 대해 택배 요금을 할인해주는 등의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장점을 어필해서, 선순환을 만들고자 하는 전략인 것이다.  현재는 난창시(南昌市)의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하고 시스템 설치  허가를 받았다.  우선은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 source : http://lequzhineng.com ]


현재 중국 무인 택배는 대부분이 산업 단지에서 사용되며,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같은 대도시에서 일부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첫 번째 이유는 산업 단지 내에서의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 도로에서 요구되는 무인 운전의 안전 수준은 상당히 높을 뿐만 아니라 '비단(買菜 , Meituan Grocery) '의 무인 차량은 약 15만 위안(2,400만 원)으로 상당한 고가이다.  두 번째, 산업 단지에서는 모든 인프라가 잘 정비되어 있어 무인 택배 차량 또는 무인 운전 기술에 적합하다.  세 번째,  대도시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와 비즈니스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의 삶의 터전이 스마트 시티로 발전해 가면서 로봇 배송이나 무인택배 시장은 더욱더 확대될 것이다.  다만, 지금과 같이 사업을 추진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사업성과 ROI가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기존의 택배 비용과 무인 택배 비용의 가격을 비교해서 결정할 것이라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따져봐야 한다.  새로운 사업은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단 임계점을 넘으면 폭발적인 부가가치가 생긴다. 


빌딩과 아파트 등 대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무인택배나 개인용 락커는 프라이버시와 개인정보, 그리고 분실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도 아마존이나 Fedex 등 배달 로봇 사업을 전개 중이다.  물건이 도착하면 모바일 어플로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집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문 앞에 배송 물품을 '방치'하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은 개인정보와 프라이버스를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우리나라와는 거주 문화가 분명 다른 점은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과 택배 시장이 더욱더 커져가는 시대의 흐름 가운데서,  싱글하우스에 '개인 락커'를 공급하는 사업 아이템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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