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은 어디일까? 1위는 맥도날드이다. 일본 전역에 약 2,900개 매장이 있다고 한다. 2위는 오더 메이드(Order made)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스 버거이다. 약 1,35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3위가 KFC이다. 약 1,150개의 매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1위인 맥도날드와는 매장 수 차이가 좀 있지만, 일본인들이 KFC를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말 일본 KFC는 '뷔페 메뉴'를 도입해 큰 인기를 끌었다. 뷔페 메뉴를 시작한 지 13일 만에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였다. 특히 좋아하는 부위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에서 이렇게 KFC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의 하나는 '향수'이다. KFC가 일본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60년이다. 한국보다 무려 24년이나 앞섰다. 그러다 보니, 1960년대 처음 그 맛을 기억하는 40~50대 손님이 주 고객이다. 이들이 이제는 가족과 함께 KFC를 방문하는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KFC는 패밀리 레스토랑으로써 자리매김하기 위해 뷔페 메뉴로 고객들을 공략한다. 가격은 성인 기준 약 2만 원, 초등학생 이상은 약 1만 4천 원 정도 수준이다.
이렇게 옛 추억과 향수를 매개로 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일본 KFC이지만, 디지털 혁신 코로나 19 대응은 업계에서 가장 빠르고 혁신적이다. 일본 KFC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내용을 일전에 포스팅 한 칼럼을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 일본 KFC의 새로운 시도 - 드라이브 스루와 자동결제 : https://brunch.co.kr/@eddle/58
드라이브 스루와 자동결제 등의 디지털 혁신에 이어, 최근 일본 KFC는 업계 최초로 매장에 '픽업 락커(Pick-up Locker)'를 도입했다. 우선 4개 매장에 시범 운영을 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FC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 방문시간을 남겨두면, 매장 직원이 그 시간에 맞추어 주문한 메뉴를 락커에 넣어두는 콘셉트이다. 고객이 매장에 도착하여 픽업 락커에 주문번호를 입력하면 문일 열리고 주문한 메뉴를 가지고 나간다. 만약 고객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택배 관계자분들도 '픽업 락커'를 사용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주문부터 물건을 받을 때까지 완벽하게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고, 매장 직원 입장에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픽업 락커' 콘셉트는 아마존이 운영하는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 락커(Amazon Locker)'라는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홀푸드 마켓에서 쇼핑도 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픽업할 수 있다.
다만, 일본 KFC는 패스트푸드 업계의 주문 프로세스에 '픽업 락커'를 절묘하게 조합했다. 예를 들어, '픽업 락커'의 위치를 계산대 근처로 배치하여 종원업이 손쉽게 락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만약 문제가 있을 경우, 종업원에게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최적의 장소에 픽업 락커를 설치했다. 향후, 보온 기능과 살균 기능을 추가하고, 락커 대수를 확대해 나가는 등의 추가 작업이 예상된다.
아마존 홀푸드 마켓에서 락커를 도입하는 등의 일련의 활동은 궁극적으로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Amazon Go)' 형태로 전면 교체해 나가기 위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업종이든 가까운 미래에 100% 무인 매장으로 교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 단계에서는 전용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과 비대면 픽업의 조합이 반영된 매장 디자인과 레이아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