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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Oct 22. 2020

재택근무할 때 나만의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재택근무로도 기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재택근무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코로나 이후 약 6개월 동안 우리는 실험 기간을 거쳤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간 많은 우려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제 재택근무를 받아들이고, 유지하는 방향으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불편함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재택근무를 해도 큰 문제없이 회사가 돌아기가 때문에 비대면 환경에서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만약 효율과 생산성이 기대에 미치치 못했다면, 아무리 코로나가 활기 친다고 해도 기업들은 사무실 출근을 요구했을 것이다.  결국 그간의 실험과 경험을 통해 코로나와 공존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동시에 재택근무로도 충분히 기업을 운영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재택근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말 그대로 본인의 집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형태이다.  이 경우,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한다.  페이스북처럼 직원들의 재택근무 환경 유지를 위해 1,000달러(약 120만 원)를 지원하는 기업도 있다.   두 번째는 본인의 집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굳이 사옥까지 나오지 않고 집 근처 10~20분 거리의 거점 오피스에서 일하는 형태이다.  혹은 위워크(wework)와 같은 공유 오피스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결국, 재택근무는 매일 출근했던 사무실에서 가지 않고, 본인의 집에서 일을 하거나, 혹은 집 밖의 공간에서 업무를 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집 이외의 업무 공간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위워크(wework)라는 공유 오피스이다.  위워크는 지난 2010년 미국 뉴욕 소호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로부터 6년 후인 2016년 8월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2020년 4월 신논현점 오픈을 통해 현재까지 총 2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위워크(wework)나 스페이스(Space)와 같은 공유 오피스는 도심 내 각 거점에 위치해 있어서 편리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아예,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공유 오피스를 임대 사무실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 지하철 역에 있는 부스형 공유 오피스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코로나 이전부터 공유 오피스 콘셉트를 도입했다.  주요 전철과 지하철 역사에 부스형 오피스 공간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콘셉트이다.  전철과 지하철이라는 일본 특유의 생활문화를 절묘하게 반영했다.  또한, 이러한 공유 오피스 활용이 코로나가 유행하기 이전부터 기획되고 활성화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일본 JR에서 부스형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 11월이다.  이 시점부터 부스형 공유 오피스 상용화를 테스트하기 시작했고, 단기간에 1,000명의 회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회원들에게 근처 커피숍과 편의점 대상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 공유 오피스의  주 고객은 대부분 직장인이었는데, 출퇴근 시간 등 가장 붐비는 시간에는 역에 있는 공유 오피스에서 급한 일을 처리하고, 오전 9시나 10시경 승객이 줄어드는 시간을 활용해서 사무실로 이동한다는 장점이 있었다. 


[source : stationwork.jp]
[source : stationwork.jp]


이후, 2019년에는 신형 부스로 업그레이드된 이 공유 오피스는 일본 JR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부스형 공유 오피스 사업이 활성화된 이유 중 하나는 지난 2019년에 시행된 '업무시간 이외의 잔업 규제' 및 '비정규직 대우 개선'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평균적인 일본인들의 출퇴근 시간은 1시간 내외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이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이동 중에 긴급한 일을 처리할 수 있고, 여유 있게 이동하는 데 있어서 이러한 공유 오피스가 일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source : stationwork.jp]


이 부스형 공유 오피스는 와이파이는 물론이고, 책상과 의자, 조명과 전원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이용요금은 15분당 200~300엔(3,000원) 수준이다.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1~2시간 정도 급한 업무를 보기에 큰 무리가 없다.  중요한 전화통화 등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source : stationwork.jp]


이제는 홈(Home) 내에서 나만의 업무공간을 만드는 것이 대세..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홈(Home)'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업무를 통해'홈(Home)'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이제 '홈(Home)'은 단순히 가족과 휴식을 취하는 공간만이 아니다.  홈(Home)이 교육과 생산 그리고 소비가 이루어지는 사회 경제적 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회사 업무, 진료와 교육, 공연 전시 관람 등 홈(Home) 밖의 활동들이 홈(Home)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거실은 공간의 다목적화, 실내/외 공간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있다.  커다란 TV와 소파라는 일반적인 공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에서도 베란다를 개조해 실외 공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결국 모든 생활 문화의 경험을 홈(Home)에서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홈(Home)의 개념이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위한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재택근무는 집에서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업무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집이 크고 방이 많아서 전용 서재나 업무용 공간을 따로 갖고 있다면 걱정이 없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펜트리나 드레스룸 등의 수납공간을 업무 공간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 경우, 공간 사이즈가 크지 않고, 창문이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집중하기에는 좋은 환경이다.  일본 미쯔비시 레지던스(三菱地所レジデンス)에서는 이러한 고개의 욕구를 파악하고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납공간이나 옷방을 업무용 작업실로 교체하는데 필요한 컨설팅부터 시공까지 일련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남편과 아내가 모두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를 포함해서 가족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 제안도 가능하다. 


[Source : 三菱地所レジデンス]


두 번째는, 공간 속에 나만의 또 다른 공간을 만드는 방법이다.  밀폐된 공간에 집중해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거실과 같은 생활공간에서 가족의 인기척을 느끼면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아래의 콘셉트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유연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책상을 길게 빼고 업무를 볼 수도 있고,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작업은 부스 형태로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두 가지의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더군다나 큰 공사가 필요 없고,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은 60만 엔 수준(600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Source : 三菱地所レジデンス]
[Source : 三菱地所レジデンス]


파나소닉 하우징에서도 'KOMORU'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콘셉트로, 거실이나 방 모서리에 설치할 수 있다.   이 회사에서 실시한 재택근무 현황 조사에 따르면 70% 이상이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이중 50%는 일하는 장소를 '거실'이라고 대답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공간을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공간으로 바꾸어 보자는 기획에 따라 진행됐다.  15분 만에 조립할 수 있고 거실 모서리 부분이나 벽에 설치하여 가족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Source : Panasonic System Housing]


[Source : Panasonic System Housing]


재택근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간들을 분리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콘셉트들은 집에 또 다른 별도의 '공간'을 만듦으로써 '개인생활과 '직장생활'의 경계를 연출해 내는 것이다.  6개월 이상 장기간 재택근무를 해본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특별한 장치 없이 재택근무가 길어지게 되면 삶과 일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일과 휴식의 경계가 없어지면서 24시간 긴장상태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홀로 집에서 근무하다 보니, 언제든지 연락이 되고 항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따라서, 이렇게 일과 개인생활을 분리함으로써, 같이 공간이지만 다른 공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기분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공간을 구분함으로써 두 개의 다른 공간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식탁에 컴퓨터를 놓거나 소파에 앉아서 이메일을 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면 침대에 누워서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고 싶을 때도 있다.  사실 출근 준비 시간 등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일어나자마자 바로 업무에 돌입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우리의 두뇌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매일 찾는 일관된 장소나 공간 예를 들어, 책이나 의자를 정해두면 두뇌에서 해당 장소의 후각, 시각적인 요소와 업무를 연관 짓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최대한 나의 업무공간 혹은 책상은 사무실처럼 세팅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곳이 오피스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면 집중력이나 효율은 따라서 좋아진다.  회사에 있는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공간을 구분하고 바꾸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거리감이 조성되어 자주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업무 효율이 좋아진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무엇일까?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사내 정치를 최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룬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최근 한 연구결과를 보면 출퇴근 시간의 절감(28.1%), 비대면 업무방식이 효율적이다(15.9%), 불필요한 회의 자체가 줄어듬(15.2%) 미팅 관련 이동시간 절감(10.3%) 등 '효율'관점의 장점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반면, 감염 우려 최소화(17.4%), 육아 및 워라벨(12.5%)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시작됐지만, 실제 진행해보니, 감염 우려를 최소화한다는 장점보다는 '효율성'이 좋다는 의견이 더 많이 나온 것이다.  물론 기업 형태나 업무에 따라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실제 재택근무가 직장 내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는 대기업의 재택 비율이 훨씬 더 높다.  회사의 크기와 직종별, 소득별로 재택근무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는 애기인데, 이 부분은 앞으로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사실,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전 준비가 충분히 된 상태가 아니라,  진행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여러 논란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방해하는 몇 가지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어린 자녀들', '공간', '프라이버시' 등이다.  이 모든 것을 단기간에 해결해 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비용적인 측면만 충족되면 '공간'이라는 부분은 많은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그중의 하나가 위에서 언급한 일본의 새로운 시도들이다. 



재택근무를 하면 창의성이 떨어진다? 실리콘벨리 기업들이 사내 복지에 투자하는 이유..


우리는 지난 6개월 동안 재택근무를 하면서 직장에서 일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컴퓨터와 온라인 환경으로 출근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대체할 수 없는 '업무 이외의 영역'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업무 이외에 동료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 휴식 시간, 그리고 시간을 죽이는 행동 들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이러한 시간은 그동안  비생산적 활동으로 여겨져 왔지만, 재택근무를 통해 이러한 활동이 실제 어떤 가치가 있는지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직장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관계를 맺고, 친분을 쌓는 일련의 네트워킹 작업이다.  비공식적인 업무의 연장일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킹은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충분하고 명확한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어찌 보면 직무와 관련이 없는 '잡담'과 '딴생각하기'의 가치 또한 중요할 수 있다. 재택근무의 어려움 중 하나가 고립감과 외로움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애플은 도넛 형태의 사옥을 만들어서 직원들과의 우연한 만남과 소통을 극대화하려 한 것이 아닐까?  화장실과 회의실, 카페 등을 중앙 로비에 두고, 전 직원이 수시로 마주칠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의도하지 않는 만남을 통해 창의성이 길러진다고 믿었던 것이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가 아니라 창의성을 필요한 업무일수록 만남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벨리의 테크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가 열린 사무 공간과 다양한 종류의 간식과 세계 각국의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엄청난 수준의 사내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사내 복지에 투자하지 않고 재택근무로도 충분히 회사를 운영할 수 있지만, 직원들이 최대한 사무실에서 떠나지 않고 오래 머물면서 다양하게 소통하도록 하는 게 이들의 목적일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필수사항이 되면서 앞으로 계속해서 비대면 방식의 업무와 소통은 계속될 것이다. 이미 기업들도 이러한 비대면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나 효율성 위주의 재택근무와 만남과 소통을 통한 창의성의 중요성 중에서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요즘 주말은 제외하고 주 4일 출근한다.  이틀은 공유 오피스로 나머지 이틀은 사무실로 출근한다.  굳이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해도 문제없다.  하지만 사무실에 나온다.  개인생활과 회사생활을 경계를 확실히 하고, 새로운 기분과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여전히 마스크가 불편하지만, 사무실에서 직접 동료를 만나서 얘기하고 대화하면서 생동감을 느낀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얘기한다.  진정 우리는 재택근무 시대에 살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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