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전까지 4개의 회사를 경험했다. 대기업 해외법인부터 작은 에이전시, 외국계 기업, 그리고 다시 대기업까지. 당시엔 그저 커리어 성장과 호기심 때문에 옮겨 다녔는데, 훗날 이 경험들이 이토록 큰 자산이 될 줄은 몰랐다. 여러 업계와 직무, 다양한 형태의 회사를 다닌 경험은 자연스럽게 커리어 컨설팅으로 이어졌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지금도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이어야 할까?
결국 나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지가 가장 핵심인 것 같다. AI 시대에 어차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졌으니까. 회사에 있을 때 최대한 나만의 무기를 길러서 회사 밖에서의 삶 또한 꿈꿔야 한다고 본다. 회사 다니면서 투자나 재테크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막상 회사 밖으로 나와보니 투자와 현금 창출 능력은 전혀 별개의 영역이더라. 젊을 때 더 집중해야 할 건 현금 창출 능력이고, 그 역량이 본업에 기반한다면 가장 베스트다. 경험상 대기업에 오래 있는다고 뾰족한 역량이 저절로 개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작은 회사에 있더라도 나만의 강점과 역량을 얼마나 잘 키울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기획 업무를 많이 하면서 이 분야의 눈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해봤는데, 핵심은 많이 접하고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탐구하는 거다. 회사 생활이 좋은 이유는 돈을 받으면서 수많은 자료와 워크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양질의 자료를 계속 접하다 보면 좋은 기획안을 선별하는 역량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기획력이란 뭘까?
결국 나의 생각을 글이나 특정 형태로 잘 표현해서 상대를 설득하는 것, 혹은 상상만 했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AI와 별개로 글 자체를 잘 쓰는 역량이 필요한데, 이게 한 번에 되지는 않는다. 다만 큰 회사의 장점은 경영진 보고서나 메일, 심지어 신년사 같은 것들을 꾸준히 접하며 '설득되는 글'을 학습하고 작성해볼 기회가 많다는 데 있다.
두서 없이 여러 생각을 나열해봤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결국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큰 기업도 좋지만 그곳에서 '나의 역량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역으로 언제 회사를 나와야 할지 판단하는 기준도 마찬가지다. 내가 더 이상 이 회사에서 배울 게 없고 반복적인 업무만 하고 있다면 퇴사를 고민해야한다. 우리의 젊음은 소중하고, 귀중한 사회초년생 시기에 습득한 업무 방식은 평생 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