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에세이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의 저자패트릭 브링리가 한 언론사 기자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 인상 깊었다.
브링리는 형의 죽음을 겪은 뒤 미국의 유명한 주간지 ‘뉴요커’를 떠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취직한 뒤 10년간 글을 적는다.
이후 가정의 생계를 위해 경비원 일을 그만둔 뒤, 현재는 맨해튼에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중심으로 가이드 투어를 하고 있다.
"예술을 배우려 하지 말고, 예술 안에서 배워야 한다.(Don't learn about art, learn from it)"라고
그가 말했다.
브링리는 처음 미술관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땐 말수가 적었고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면서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을 치유받는 일을 반복했다 한다.
기자가 한국에서 당신의 책이 베스트셀러임을 밝히자, 오히려 당사자인 그가 "왜죠?"라고 되묻는다. 한국인들이 MET(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에 와서, 미술관에서 무조건 무언가를 공부하고 배워가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미술관에 왔을 때 스스로를 풀어주고 놓아주기를 권했다.
가이드북 대로 따라가기보다는 혼자서 미술관 안에서 길을 잃어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기억나는 한 작품만 있다면 미술관 투어는 성공한 것이라고인터뷰를 마무리 짓는다.
무엇을 그리 열심히 적는가 하고 나 자신에게 가끔 묻는다.
일터에서 쉬는 시간이나 여유의 시간이 주어질때마다, 서툴지만 자기 글을 쓰는 연습을 한다.
한강 작가의 영문 번역을 담당한 데보라 스미스가 한국문학번역원 초청 기자회견에서 《채식주의자》의 번역이 완벽하지 않고 번역 당시 오류가 있었다 해도 독자들의 읽는 즐거움을 해치지 않았음에 만족한다고한 말을 기억한다.
글쓰기를 전업으로 하지 않지만 이런 모습이 나의루틴처럼 되어버렸다.
글을 쓰는 이유는, 마음속에 얽힌 생각들을 풀어내기 위해서이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글은 그 소리 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도구가 되어준다.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는 그 서툼이 오히려 솔직한 마음을 더 잘 드러내기도 한다. 글을 쓰는 동안 스스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서툴러도, 그 서툼 속에 숨겨진 진심이야말로 글이 가진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