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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Nov 01. 2024

학교 가자

# 6. 이야기 여섯, 6학년의 꿈

6학년 3반 교실로 향해 계단을 올라갔다.


방학이 끝나고 남자애들 중에 목소리가 변한 아이들이 몇 명 있었고, 여자애들 중에는 생리가 시작한 아이도 있다.
모두 보던 친구들이라 방학 동안 떨어져 있던걸 잊었다. 약간 변한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앞 문이 드르륵  열리더니 김평배 선생님이 얼굴을 내밀었다. 여전히 동글 넙적한 선생님 얼굴이 문 앞에 뜨자 아이들이, " 어? 선생님! 여기 6학년 교실이에요!" 하고 소리 질렀다.
" 잘들 지냈는가? 아이고, 봄방학 동안 더 커버렸구먼? 요 녀석들 6학년이네. 선생님 여그 6학년 3반 담임 맡을까?"
여자애들이, " 여자 선생님이 좋아요!" 하고 말하자,
" 이런... 서운하네. 흑흑." 하고 선생님은 가짜 눈물 연기를 보이셨다.

" 안녕하세요, 6학년 3반 담임 김양숙입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담임 선생님의 등장에,
" 와!!!! 여자 선생님이야!"
김 선생님 두 분이 얼굴이 빨개져 웃으며 서 있다.

김평배 선생님은 멋진 목소리로,

" 아, 김양숙 선생님! 굿 모입니다. 저는 이만 제 교실 가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6학년 2반 교실로 들어가셨다.

옆 반인 6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이 되신 것이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은 자신은 사회학을 대학에서 공부했고, 안양에서 언니네 식구같이 산다고 하셨다.

" 자. 그럼 모두 자기소개 한 번 해 볼까? 서로 아는 친구이지만 알면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선생님도 한 명 한 명 알아가고 싶네요. " 라 하시며 칠판에

1. 이름

2. 좋아하는 것 

3. 장래 희망

4. 선생님 또는 모두에게 말하고 싶은 것.

이라 적으셨다.


" 밤하늘많은 별처럼 얼굴에는 주근깨가 많  이연이입니다.

그림 그리는 것좋아하고 장래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무슨 용기 인지 몰라도 많은 아이들과 처음 보는 선생님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다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재밌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마치 연이가 런 애였다니 하는 의외에 놀란 모습이다.

나도 나에게 놀라 순간 침을 꼴깍 삼켰다.

선생님은 환하게 웃으시며 " 그래, 우리 친하게 지내자!" 하셨다.


따뜻한 햇살이 뜨거운 여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체육시간, 선생님은 여학생들만 먼저 체육복으로 갈아 입고,  남학생들은 잠깐 복도로 나가있다가, 여학생들이 준비가 끝나 남학생들을 불러 체육복으로 갈아입으라 하셨다.

6학년 2반과 합동 체육 수업이 끝나고 여자 애들이 옷을 갈아 입는데 이 민이라는 여자애가 갑자기 허둥지둥 소란을 떨었다.

남학생들은  교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이 " 왜 그러니?" 하고 묻자,

" 없어요! 제 지갑이 없어요!" 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민이에게 지갑을 마지막에 어디다 두었는가 물으셨다.

민이는 자기의 상의 포켓에 넣었다 하였다.

그 아이의 책상 주변과 옷 사이를 샅샅이 보아도 나오지 않았다.

선생님은 남학생들 모두 교실에 불러 모두 앉게 하고 모두 두 눈을 감게 하셨다. 조길게 느껴지는 적막이 흐르고 선생님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 오늘 급우 한 명의 소지품이 사라졌다.  이 중에 실수로 그 소지품을 가져간 사람이 있다면 지금 모두가 다 눈 감은 시간에 생각해 보길 바래. 그리고 학교에 귀중품은 가져오지 않도록 각자 부모님께 다시 한번 연락을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가져간 사람은 지금 눈을 뜨고 선생님을 바라보길 바래. 나를 보는 사람이 안 나온다면, 모두의 소지품을 다 꺼내놓아야 한다."

또다시 조용한 교실...

선생님은 5분여간 조용히 계시다가 모두의 소지품을 책상 위에 하나도 빠짐없이 내어 놓으라 하셨다.

어떤 아이의 가방 안에선 만화책이, 누구에게선 작은 게임기가,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이 책상 위로 수북했다.

하지만 민이의 지갑은 나오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내내 민이는 책상 위에 엎드려 울다가 교무실로 갔다. 잠시 후 민이는 책가방을 가지고 집에서 온 여자분 하고 조퇴하였다.

민이 단짝이라 자칭하는 길순이가, " 어떤 애가 민이 한 달 용돈을 다 들고 갔담? 누군지 잡히면 경찰에 넘겨야 해!' 하며 혼자 떠들었다.

 "누가 했는지, 누가 인지 모르잖아. 그리고 학교에 귀중품을 들고 왔다면 선생님께 양해를 드리고 맡길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가능성추측 같다고 봐선 안된다고 생각해." 완석이가 말했다.  

'역시 똑똑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길순이는 반박 못하고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않았다.

여기저기서 누가 했을까? 왜 그랬을까? 말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다른 아이들 대화 듣고 계시더니,

" 모두 생각과 의견이 여러 가지이구나.

귀중품은 도난, 혹은 분실 사고가 있어 누구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상상해 봐. 집에 키우는 예쁜 강아지를 학교에 데리고 왔다면? 아이가 너무 귀중하고 귀여워서 집에 두기 싫어서 학교에 같이 왔다면 어떻겠니?"

" 잠깐 한눈 판 사이 도망갈까 걱정돼요."

" 수업 중 짖을 거 같아요."

" 예뻐서 수업 안 하고 놀고 싶어요."

" 똥오줌 싸면 어떻게?"

" 남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어요."

아이들이 여러 목소리를 내다.


선생님은 칠판에 '집중(集中)'이라는 한자를 적으셨다.
" '集'은 모일 '', '中'은 가운데 ''. 즉, 중심, 한가운데 란다. 그래서 집중(集中)은 여러 생각이나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을 뜻해.

소중한 것에 귀중한 것에 집중하면 온갖 정신이 모두 거기에 쏠려 다른 것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 그래서 수업도 집중이 안되니  귀중품은 학교에 가져오지 도록.

학교에서는 수업, 친구들과 자신의 행동에 집중하기로 하자."


세상에 귀중한 나의 귀중품은 무엇일까?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은 무얼까?

내가 만든 스크랩 북.

세뱃돈 모은 통장.

인형들.

아마도 귀중한 물건은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고 마음속 보관함에 꽁꽁 숨겨두고 싶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가져가지 못하게....

간직하고 싶고 집중하고 싶은 것들.

이다음 어른이 되면 다시 한번 꺼내 보고 싶다.

소중했던 나의 귀중품들.

나의 꿈들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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