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뱃속 젤리곰에게..^^
"
네가 와주어서 엄마에게는 또 다른 삶이 시작되는구나.
네가 오려고 그랬던건지
올해는 엄마에게 여러가지 생각의 전환이 많았어.
인생의 초점이 조금 달라졌고
또
홀로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늘어났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네가 오려고 그랬던 것 같아. 히.
많이 사랑하는 너에게
몇마디 남기고싶어 이렇게 적어본다.
너를 향한 마음을 언젠가 네가 읽게되길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 다짐을 하고 싶어서 이기도 해.
너와 살아가며
사랑한다는 이유로, 혹은 부모라는 자격으로
너에게 욕심을 부리거나 과한 통제를 하려는 나를 볼 때,
스스로 각성하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길 바래서^^
엄마는 네가 그저 행복한 사람으로 살길 바래.
스스로 행복한 사람.
소중한 삶의 길목을 그저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말으렴.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산단다.
그저 수동적으로 학교 직장 왔다갔다,
학교다닐땐 티비보는게 낙이고
직장다닐땐 술마시는게 낙이고
그렇게 말이야.
소중한 인생에 소모적인 즐거움들이 사는 낙이라니
너무 비참하지 않니...
주도적으로 살자 우리.
그것만 바랄게.
네가 무엇을 좋아하든 난 응원할거야.
네가 무엇이 되면 좋겠다라는 욕심 갖지 않으마.
혹여 네가 무엇을 특출나게 잘한다해도
네가 싫다고하면 강요하지 않을거야.
그러하니
세상 값지고 아름다운 것들, 많이 경험하고
충분히 느끼고 적응하며
행복하게 너의 길을 만들어가렴.
나무와 나무사이가 아름다운 건,
그 거리때문이란다.
엄마가 숲을 좋아하는 것도
늘 나무에게서 배우는 지혜로움 때문이야.
함께 햇빛을 받고 뿌리를 내리기위해서는
적정한 거리를 두고 자라야 하지.
좋아한다고 붙어자라면
서로 빛을 가리고 뿌리도 썪어버리거든.
너를 늘 일정거리에서
한결같이 지켜주고 응원해 줄게.
물론 너무 어린날엔 잔소리도 야단도 하겠지만
약속할게.
든든한 엄마나무가 되어준다고 말이야^^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건,
아무리 노력해도 우주의 한조각 정도일거야.
그러하니,
네가 가진 것 받은 것들이 너의 전부라 생각하지 말고
거듭,
거듭,
너의 익숙한 세상을 깨고
한계를 넓혀가는 사람이 되길.
그리하여
결국
가슴에 온 우주를 품은
온전한 너 자신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기 바란다.
사랑한다.
너의 존재를 알기 훨씬 전부터. 영원까지. "
2010년 첫아이 임신 초기, 뱃속에 젤리곰만하게 존재 할 무렵
이 젤리곰에게 편지를 썼었다.ㅋ
이 편지를 읽고 이해할 나이쯤 주어야지 생각하며,
중학생정도 되면 좋겠다 생각 했는데,
벌써 중학생이 되었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큰아들에게
" 너 엄마 뱃속에 콩알만할때 엄마가 너한테 쓴 편지가 있어"
라고 했더니, 보고싶다고 난리난리이다.
편지를 전해주니 우리 큰아들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인다.
뭔가 뱃속에서 이미 편지를 받았던 아이같다 ~^^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돌아보면 그때의 나도 참 여렸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무심하게 흘러준 것들에 감사함을 느낀다.
멈춤은 도태되는 거라며 나아감만 보는 나에게
오늘은.
"너무 애쓰지 말자.
무심히 흘러가게 두고. 이에 감사하는것도 나아가는 거야.." 라고 속삭인다.
사는 낙 (樂) 이라는 거, 이런거지, 뭐 별거있나 싶다. 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