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LAT
"속살 탐험"
과일의 속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언제나 즐겁다. 껍질과 다른 색, 향, 질감과 촉감을 가진 속살은 껍질을 까서 보지 않는 이상,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갈색 털로 뒤덮인 껍질 속에 초록색으로 가득 찬 속살이 들어있음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초록과 검정 줄무늬로 뒤덮인 딱딱한 껍질 속, 붉은 속살이 무더운 여름을 잊게 해줄 마스터 피스임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과일의 속을 유추하고 확인해보는 과정은 늘 긴장되고 재미있다. 사실, 이것은 과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건물의 속을 예측하고 들여다보는 행위도 그렇다.
이번에 소개할 'D.Flat'은 외관이 우리가 늘 봐오던 익숙한 모습이지만, 그 속은 색 다른 경험을 준다. 갈색도 아니고 주황색도 아닌 오묘한 색이 공간의 분위기를 사로잡으며, 좀 더 밝은색으로 칠해진 2층은 또 다른 분위기로 공간을 풍성하게 만든다.
껍질을 벗겨 속살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과일을 잘라 단면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저마다 다른 씨앗의 크기와 모양, 속살에 박힌 씨앗의 위치와 배열은 각자의 개성을 보여준다. 건물 또한 중요한 공간의 위치와 크기, 공간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단면을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건물을 자를 수 없으니, 우리는 직접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단면을 그려 나가야 한다.
이곳의 지하는 일부분 천장이 뚫려있어 1층과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덕분에 밝아진 지하층과 그렇지 못한 어두운 공간의 대비가 극명해져, 같은 층에서 서로 다른 위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는 건물의 외관만 봐서는 알 수 없다. 익숙한 외관에 속아 그것이 시고 맛없는 그린키위인지, 아니면 달고 맛있는 골드키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직접 껍질을 까서 확인해봐야 한다. 건물을 직접 경험하여 속살을 들여다봐야, 이곳이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인지 아닌지 알 수 있으니깐.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겉과 속이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에,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성수동의 'D.Flat'이다.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90
매일 11:00 ~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