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우스 삼청
“갓을 쓴 양반이 입은 정장” - 데우스 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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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과 창덕궁, 그사이에 위치한 북촌과 주변은 서울에서 전통 한옥과 고즈넉한 거리의 모습을 유지한 몇 안 되는 동네다. 궁궐과 청와대가 인접해있고, 북촌이 한옥 보존지구로 지정된 이후로 근방엔 높은 건물도 없어, 아기자기한 도시구조를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서울이 빠르게 변화하여 보이는 역동적인 모습 뒤에, 조용한 거리와 동네는 가회동과 삼청동, 안국동의 장점이 되었고, 오늘내일할 거 없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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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사람이 모이는 곳엔 식당과 카페, 상업시설이 들어서기 마련이다. 삼청동 또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해 있지만, 동네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거리의 사람들을 붙잡으려 노력한다. 그중 하나가 ‘데우스 삼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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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우스’는 모터사이클을 베이스로 현재는 서핑, 자전거 커스텀, 카페, 바버샵의 문화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 속 각 나라의 특색을 살리며 의류를 제작하고, 이런 특징은 공간에서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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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ld of New Custom’의 컨셉을 가지고 공간을 전개하는 데우스는 머리에 갓을 썼지만, 복식은 세련된 정장을 걸친 예사롭지 않은 양반의 모습을 보인다. 한옥의 기존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현대 건축에서 사용되는 철제 강관과 빈틈을 채우는 단열용 우레탄폼, 반사형 단열재인 알루미늄박으로 내부를 장식했다. 따뜻함을 가진 목재와 차가움을 주는 스틸 계열의 재료가 서로 중화되고 빛을 반사하는 박이 내부를 환하게 밝히니, 공간의 분위기가 오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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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과 대청, 건너방과 대문까지, 서로 이어져 순환 동선을 만든다. 일부 공간은 좌석으로, 일부는 카운터, 화장실로 사용되니 공간의 변화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덕분에 더 아늑해진 마당은 그곳의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고,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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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건물이 시대가 변하면서 교회가 클럽이 되듯이 삼청동에 자리한 한옥도 카페, 소품 샵, 음식점, 전시장으로 그 기능이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그런 변곡점에 서 있는 ‘데우스 삼청’은 현재와 과거가 적절히 섞여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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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 Andrea Caputo ( @andreacaputodotcom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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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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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로 134
평일 : 11:00 - 21:00
주말 : 10:00 -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