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성수
“누구나 기댈 곳이 필요해요.” - 린 성수 - 초대받아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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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기대다.’
누구에게나 기억은 존재한다. 과거를 거쳐왔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그 모든 기억이 추억일 수는 없다. 누군가가 그랬다. 좋은 기억은 추억이고 나쁜 기억은 경험이라고. 좋았던 기억일수록 가끔씩 떠오르며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사람은 추억으로 먹고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늘 추억 속에 기대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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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기대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음식 중에선 추억이 깃든 음식도 있다. 어린 시절 엄마가 싸줬던 김밥, 김장하는 날 김치와 함께 먹었던 보쌈, 문방구에서 먹던 오백 원짜리 떡볶이나 쉬는 시간 바삐 달려 허겁지겁 먹었던 라면까지. 저마다의 기억이 담긴 음식은 그 순간을 미화하며 미소 짓게 한다. 모든 생물은 음식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지만,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간만이 음식에 기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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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기대다.‘
공간이 나를 감싸는 비어있는 무언가로 정의한다면, 가장 작은 공간은 의자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우린 수도 없이 많은 의자에 앉아보며 나의 몸을 기대어 왔다. 기대는 것이 마음을 의지하는 것과 몸을 비스듬히 대는 것, 두 가지로 해석되니, 몸을 의지하여 편안하게 해주는 건 의자다. 때론 평평한 침대와 달리 팔걸이와 등받이가 있는 의자가 더 아늑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의자에 기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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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기대다.‘
우리는 무엇보다 사람에게 기댈 때, 가장 큰 위로를 받는다. 그 사람을 떠올릴 때나 대화할 때, 혹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위로 받는다. 때론 내가 의지할 대상이 되어주어 남을 위로하기도 한다. 일방적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할 때 그 효과는 더 커진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기에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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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기댈 곳은 필요하니까.‘
린 성수는 기대는 것에서 모든 게 시작된다. 의자에 기대고 음식에 기대고 그러면서 떠오르는 추억에 기대며 긴장된 몸을 푼다. 11도로 정확히 기울어진 의자는 군더더기 없이 편하다. 운동장 벤치에서 팔을 걸터앉아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추억 회상의 장치로 음식과 어우러져 연상된 기억을 선명히 한다.
주인장의 추억을 되새기는 음식과 함께 본인의 색깔로 재해석한 음식을 텍스트로 정리하여 카트 형태로 테이블에 늘어놓는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담긴 메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인 동시에, 쓰여 있는 생소한 몇 가지 재료들로 익숙함 속 호기심이 공존한다. 기억 속 음식과 다르게 이곳의 음식들은 독특하고 고급스러워 이질감이 들지만, 색다른 모습과 업그레이드된 맛이 음식과 추억에 더 집중하게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카운터에는 함께 온 지인과 사진을 남겨 출력할 수 있는 포토 박스가 마련되어있다. 좁은 화각 안에 모두가 나오려 하다 보면, 결국 서로의 몸에 기대어 의지하게 된다. 또 다른 추억이 새겨지는 그 순간에도 우리는 사람에게 기댄다.
린 성수는 기대며 살아가는 우리가 익숙해져 의식하지 못했던 그 행동에 집중하게 한다. 누구나 기댈 곳이 필요하니, 행동에 완벽히 집중해볼 수 있는 건 좋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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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 데이데이 아키텍츠 ( @dayday__architects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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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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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16길 33 201호
예약을 통한 방문 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