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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Mar 07. 2023

“가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다”

레어로우 하우스

“가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다” - 레어로우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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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 시대에 살고 있다. 가구부터 포스터, 그것을 붙이는 테이프까지 크고 작은 물건부터 소리, 냄새와 같은 무형의 요소로 각자의 취향을 담는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취향 담긴 모습을 보게 된다. 카카오 프로필을 음악과 사진, 이모티콘으로 꾸미고 인스타 피드를 사진 분위기와 배열 순서로 취향을 표현한다. 최근 본디라는 앱이 유행하며 스토리에 각자 취향이 담긴 가상 공간을 꾸며 공유할 만큼, 우리는 각자 취향을 발견하고 존중하는 취향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몸소 체감한다.


개성 없는제품 보다 디테일한 물건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소비 경향은 수요와 공급으로 시장에서 제품 선택지를 늘렸다. 확고한 스타일이 없는 브랜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었고, 대중이 아닌 마이너한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딩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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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로우(rareraw)는 드문(rare)과 날것(raw)을 합쳐 만든 이름으로 날것의 소재로 특별한 제품을 만드는 가구 브랜드다. 주로 철을 사용해 가구를 만들며, 간혹 PVC나 나무를 사용하기도 한다. 레어로우의 가구는 단순하지만, 호기심을 주는 디테일로 타 브랜드 제품과 차별되며, 색상을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취향에 맞게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레어로우가 선보이는 쇼룸은 ‘최고 성수 레어로우’인 ‘최성우’를 페르소나로 설정하여 한 사람의 취향 가득한 집으로 꾸몄다. 쇼룸이지만 집의 이름을 ‘하우스’로 지어 쇼룸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


사소한 습관과 확고한 취향을 가지는 그는 맥시멀리스트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레트로 감성을 선호한다. 여행을 좋아하며 어디서든 메모하고 수건을 개어서 보관하는 습관이 있다. 디테일한 설정이 공간으로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보통의 가구 쇼룸은 제품 전시가 목적이기에 공간을 가구 구성과 배치로 나누어 분리한다. 같은 공간 내에서 한쪽 벽은 침실로, 다른 쪽 벽은 거실로 배치해 한 공간에 많은 제품을 보여준다. 이는 소비자를 피로하게 하고, 가구보다 전시 느낌을 주기에 사용자와 거리 두게 한다.


자유분방한 그의 특징이 쇼룸에서도 나타난 걸까, 여느 쇼룸처럼 가구를 강조하지 않고 공간에 적절히 스며들게 했다. 덕지덕지 붙은 메모와 스티커, 다양한 색으로 채운 거실로 실제 사람이 사는 집에 방문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피로하지 않고, 가구가 본인의 집에 들어섰을 때, 어떤 분위기로 공간을 차지하게 될지 짐작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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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는 공간 분위기를 쉽게 전환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강력한 취향 도구다. 집을 소유하는 사람들이 적어지는 오늘날, 가구의 조합, 배치, 색 선택을 통해 공간이 개성을 가지게 한다. 페르소나는 브랜드 자체에서 설정한 내용이기에 사실상 제품을 돋보이게 설정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앞으로 최성우가 아닌 실존하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꾸려나갈 레어로우 하우스는 가구를 통해 공간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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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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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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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길 20

매일 10:30 -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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