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geun Mar 08. 2023

“건축의 최전선에 서서 빛을 밝히다.”

공간잡지 리뷰글

“건축의 최전선에 서서 빛을 밝히다.” - 공간잡지 리뷰글


*해당 글은 스페이스 학생 기자단에 지원할 때 쓴 리뷰글입니다.


신문과 뉴스는 오래전부터 시대의 최전선에 서서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해왔다. 국경, 인종, 성별 할 거 없이 모든 정보를 사실 그대로 전달해온 매체물은 공정성을 바탕으로 사회 현상을 적나라게 비추며 국민에게 경각심을 주고, 스스로 생각하여 행동하게 끔 했다.


잡지는 특정 분야에서 출간하는 간행물로 공정성과 공공성을 신문, 뉴스와 동일하게 가지지만, 두 매체물처럼 담론을 형성하지 못 한다. 글보다는 사진, 그림이 위주인 잡지는 최소한의 정보만 게재하여 사진으로 사람들의 눈을 현혹할 뿐이다. 음식, 패션, 여행 잡 지는 굳이 담론을 형성할 필요가 없지만, 사람의 삶을 담아내는 건축의 최전선에 서 있는 잡지가 사진으로만 모든 걸 대처한다는 건 본질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건축 매체물은 뉴스와 신문처럼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바라보고 비판하며 평가하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공간 잡지는 때론 비평가로서 사회 현상을 비판하며 건축인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등불로서 한국 건축을 이끌어갈 젊은 건축가를 소개하며 건축계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시간의 건축계가 잘못 이해하고 오해한 사실을 바로 잡거나, 잊혀서는 안 될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며 담론을 제시하기에, ‘공간’은 잡지보다 신문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공간 신문’이 아닌, ‘공간 잡지’로 출판물을 간행하는 이유가 뭘까?


신문과 잡지의 뜻을 해석하고 비교해보면, 쉽게 답은 나온다. 하지만 조금 더 단순하게,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본다면, 잡지는 신문 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장점이 있다. 글이 빼곡한 신문과 달리, 잡지는 사진 비중이 높아 보는 재미가 있다.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며 해당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건, 특정 분야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건축은 지금까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가며 스스로 위치를 높여, 건축 분야를 우등한 존재로 추앙해왔다. 여기에 유명 건축가의 작품만을 다루며 거장 신화를 써 내려가기 급급했다. 그 시간만큼 생겨난 현대 건축의 공백기는 우리가 한국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낮출 수밖에 없었고, 일반인과 건축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구마 겐고’는 이러한 현상을 비판하며, 인간 자본으로 현실 사회에서 의뢰받아 일하는 건축가가 시대에 통용되지 않는 사무라이 정신으로 일본도를 닦고 앉아 있는 거만을 피우지 말라며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일반인과 친밀해야 했던 건축이 되려 일반인과 큰 벽을 세우고 있었다.

 

공간이 신문이 아닌 잡지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것도, 건축 스스로가 만들어낸 경계의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으로 보였다. 건축인에게는 비판의 시선을, 일반인에게는 진입장벽을 낮춰 건축에 호기심을 가지게 한다. 단순히 다른 잡지처럼 사진으로 현혹하지 않는다. 한국 건축계를 대표하는 건축가와 비평가가 직접 선별한 공간을 보여주고 건축가를 취재하여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건물 뒤에 숨겨진 스토리로 사람들을 이해시켜 객관적인 시선으로 건축을 바라보게 한다.


20세기를 뒤흔들었던 건축가의 작품집이 오사카의 한 책방에 방문한 젊은 청년을 세계적인 건축가로 만들었다. 건축계의 최전선에 서 있는 ‘공간 잡지’는 건축계를 뒤흔들고 세상을 바꿀 작품을 발굴하고 게재하며 담론까지 제시한다. 그러니 ‘공간 잡지’가 더 위 대한 건축가를 탄생시킬 수 있지 않을까?. 공간 잡지는 건축이 나아갈 길을 비춰준다.

작가의 이전글 “가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