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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Jul 07. 2023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하는 법”

청년취업사관학교 서대문캠퍼스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하는 법” - 청년취업사관학교 서대문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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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주요 대학인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서강대학교, 홍익대학교를 연결하는 신촌은 그 특징으로 거대한 대학가를 이룬다. 특히 신촌 로터리부터 연세대학교 정문을 잇는 ‘연세로’와 이화여대 상권을 잇는 ‘명물로’가 만나는 사거리는 메인 번화가다. 현대백화점이 면하고, 자동차는 연세로를 통해서만 지나가기 때문에 각종 행사를 수용하기에 최적이다. 그래서 이곳은 젊은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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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로 한 켜 뒤, 신촌로와 맞닿은 둔각삼각형의 창천문화공원에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물이 있다. ‘청년 취업 사관학교, 서대문 캠퍼스’로, 디지털 신기술의 실무교육부터, 취, 창업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이전에는 ‘신촌 파랑 고래’인 예술창작센터였으며, 본래 경로당이 있던 자리다.


메인 번화가와 가까운 공원의 전면 도로는 백화점의 후면 도로이기도 하다. 모든 상업건물은 서비스 공간이 필요한데, 이는 각종 물품을 받고 배출하는 용도다. 규모가 큰 건물에서는 주차장 출입구도 포함된다. 그래서 서비스 공간과 맞닿은 거리는 사람보다 자동차를 위한 거리로, 어둡고 음침한 장소가 되기 쉽다.


당시 경로당이 있던 공원은 이러한 주변 상황으로 음주자, 노숙자의 공간이었으며, 공원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주민들에게 위협적인 공간이었다. 서대문구는 2015년 도시재생사업으로 대학가와 인접한 장소의 특성을 살려, 문화공간을 조성했으며, 본 건물이 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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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건물은 각도에 따라 인상이 변한다. 정면은 원통형 모습이며, 후면과 측면은 강낭콩이다. 들어 올려진 입구를 보면, 고래 모습도 보인다. 서대문 캠퍼스 이전에 사용되었던 건물 이름 말미에 ‘고래’가 붙은 이유다.


특이한 건, 형태만큼이나 건물을 감싼 파사드다. 원형 철재 판이 4개씩 한 묶음이 되어 철대에 매달린다. 공원 나무와 겹쳐 보여서인지, 현재 사관학교의 로고가 나뭇잎이어서 그런지, 파사드는 덩굴 같다. 각 묶음은 서로 다른 각도로 틀어져 빛을 여러 방향으로 반사하며, 공원과 내부를 비춘다. 내부에서는 패턴이 되어 정돈되지 않은 주변 경관을 가린다.


주민의 쉼터였던 경로당의 역할을 이곳이 흡수한다. 공원을 향해서 들린 입구와 출입문의 계단은 무더운 날 더위를 피하게 해주는 장소가 되며, 미팅룸과 컴퓨터실을 제외한 공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2층의 외부 테라스, 옥상층의 루프탑은 파사드가 주변 경관을 가려 편안한 쉼터를 제공한다. 거기에 1층 복도는 공원 양옆의 도로를 이어주며 지름길 역할도 한다.


다양한 형태로 해석되어 마치 조형물이 된 건물은 주민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주연이 되어 자신이 빛나기도 하며, 조연이 되어 주변을 비춘다. 서대문 캠퍼스는 음침했던 공원을 변화무쌍한 매력적인 장소로 탈바꿈했으며, 이는 공공시설이 도시에 작용한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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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SoA ( @soaseoul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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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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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나길 19

매일 09:00 - 23:0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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