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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Aug 11. 2023

“늘어진 동선, 특별해진 경험”

카페 노커

“늘어진 동선, 특별해진 경험” - 카페 노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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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야가 많아 논농사가 발달한 아산에는 농업용수공급을 위한 인공 호수를 쉽게 볼 수 있다. 그 중, 신정호는 양옆으로 낮은 산을 끼고 길게 늘어져, 다른 호수보다 수려한 경관을 가진다. 호수를 따라 야외 음악당, 잔디광장, 음악분수공원, 수상공원과 같은 친환경 테마공원이 조성되어있는 것으로 볼 때, 신정호는 시민에게 휴식 공간이 되어주고, 관광객은 아산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다.


사람이 몰리는 장소 주변은 카페가 줄지어 늘어서기 마련이다. 수련한 경치보다, 카페 군집을 통해 이곳이 관광지임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한국에서 관광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사람을 끌어모으기 위해 설치된 화려한 간판과 장식은 정돈되지 않고 혼잡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런 곳에서 ‘카페 노커’는 주변을 등지고 풍경에만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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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높은 담벼락을 세우며 대로변의 시선을 차단한다. 폐쇄적인 외관과 박공지붕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인지성을 갖게 해준다. 담벼락 안의 정원은 건물의 마당이자 전이 공간으로 안과 밖을 경계 짓기도 하고, 혼잡한 외부와 차분한 내부 사이의 간극을 자연스레 이어주기도 한다. 정원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본관이, 왼쪽으로 들어가면 별관이 나온다. 본관에서 주문하여 계단이 있는 곳에 발을 디디면, 그제야 논이 만든 수평선을 보게 된다.


정원에서 바로 풍경을 보여주지 않고, 내부로 들어와 보여주는 방식은 경관을 프라이빗하게 점유하여 풍경을 특별하게 담기 위함이다. 길어진 동선이 좁은 대지 속 건물이 넓어 보이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박공지붕으로 깊이감을 만드는 2층은 모닥불이 있어 산장 느낌을 낸다. 지붕 양 끝으로 열린 삼각형 프레임 창은 1층과 다른 방향의 경치, 보다 멀리 있는 원경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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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든, 본 건물도 상업 건물로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한다. 주변과 다른 제스처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들, 머무르게 하지 못하면 소용없다. 카페 밖에서도 보이는 똑같은 풍경을 카페 노커는 늘어진 동선과 깊이 있는 공간감으로 특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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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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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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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순천향로 413-13

매일 09:30 -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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