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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찾아 떠나는 여정"

내심낙원

by hyogeun


나와 같은 경로로 사유원을 거닐었다면, '내심낙원(內心樂園)'은 사유원의 마지막 코스다. 천천히 거닐며 사유하는 '소요헌'을 지나 모과나무 108그루가 만들어내는 언덕인 '풍설기천년'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고, 아침 일찍 동물이 물을 마시러 오는 '사담'에서 계곡의 고인 물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선택의 공간인 '명정'에서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고 나온 사유인은 내심낙원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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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은 건물의 위태로운 외관에서 시작한다. 삼각형의 내민 보(캔틸레버 구조)는 두껍고 무겁게 보이고 날카로워 긴장감을 준다.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미닫이문인 것처럼 위장했지만, 알고 보면 여닫이문이기에 불안한 내민 보 아래에서 문을 열려고 시도하면 열리지 않아 당황한다. 끝내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꾸라질 것 같았던 외관과 달리, 안정적으로 구성된 공간과 가구, 밖과 대비되는 암흑의 공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어둠은 나를 감추고 빛은 먹잇감을 노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두운 공간이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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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를 밝게 비추는 빛은 상단 벽에 비스듬히 뚫린 작은 창이 전부지만, 공간이 작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작은 창으로 들어온 빛은 비스듬하게 배치되어 내부의 대칭을 깨는 십자가를 비추며, 이곳이 작은 경당임을 깨닫게 한다. 혼자서 두꺼운 나무문을 닫고 작은 창이 십자가를 비추고 있을 때, 우리는 그곳에서 기도하며 내면에 집중하고 '마음속 낙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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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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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군 부계면 치산효령로 1150

사전 예약을 통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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