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친구를 올려보내며
서른 인생을 살면서 인생의 반을 함께 살았던 나의 소중한 친구, 산들이가 25년 7월 21일을 마지막으로 강아지별로 돌아갔다. 하루 전만하더라도 산책도 조금 하고 밥도 잘 먹고 잠도 잘잤는데.. 이상하게도.. 그 날 기록을 많이 남기고 싶어서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일을 끝내고 돌아가는 버스 길에 다급하게 온 연락. 동물병원에서 온 전화였고 주변에서 다급한 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연결된 영상통화에서는 산들이의 눈이 반쯤 감긴 상태에서 거친 숨을 쉬고 있었다. 옆에서 심장이 멈춰가고 있다고 한다. 믿을 수가 없었다. 믿기지 않았다. 꿈이라고 생각했다.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하얘져갔다. 의사였나.. 엄마였나.. 산들이를 불러주라고 했다. 마지막 말을 해주라고 했다.
' 산들아.. 산들아.. 미안해.. 사랑해.. 사랑한다..' 이 말 한마디 이후 산들이는 숨 쉬는 것을 멈췄다. 내 목소리를 기다렸던 걸까..?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삐 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내 귀로 넘어왔다. 세상을 잃은 것 같았다. 마음 속에 비가 내렸다. 마음 속에 흐르던 비가 넘치기 시작했다. 상기된 내 얼굴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버스 속 적막을 나의 울음으로 가득채워버렸다. 집에 도착해서, 동물병원에 갈때까지 믿기지 않았다. 우리 산들이는 아파도 금방 털고 일어났으니까 다시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동물병원 의사가 작은 상자를 하나 주었다. 의사가 자초지종 설명을 들으며 현실을 점점 마주하게 되었다. 산들이가 여기서 자고 있다고 했다. 내 작은 세상이 여기 자고 있다고 한다. 깨지 않는 꿈을 꾸고 있다고
작은 상자를 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내 방에서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산들이의 말랑말랑 했던 손은 딱딱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산들이는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다. 감겨주려고 했지만 산들이는 눈을 계속 떳다. 강아지별에 올라가기 전까지 귀와 눈이 열려있다고 하더라.. 영상통화에서 못다했던 말을 했다. 너가 있어서 행복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못난 형이어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조심히 올라가고 나중에 또 보자고..
산들이를 데리고 화장터로 향했다.
장례업체에서 액자에 넣을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가족들과 같이 산들이 사진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귀여운 산들이, 멋있는 산들이, 장난꾸러기 산들이, 먹보 산들이 그 중에서 웃고 있는 산들이 사진을 골랐다. 웃고 있는 모습이 우리 가족을 위로해주는 듯 했다. 화장터에 불이 올라갔다. 산들이는 작고 작은 함에 담겨서 돌아왔다. 허탈했다.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집에 가면 산들이가 자다 일어나서 반겨줄거 같은 착각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서 돌아보니 수많은 산들이의 흔적들이 보인다. 산들이 옷, 밥그릇, 유모차, 방석, 패드, 약/수액, 다리 교정기.. 산들이 방석이 눈에 띄였다. 산들이의 꼬순내가 아직 남아있었다. 방석에 남아있는 체취를 계속 맡았다. 보고싶다.
2달이 다되어가는 지금도 아직도 산들이가 없는 집이 어색하다. 보고 싶다. 보고싶다.
산들아 잘가고 있지..? 너는 갔지만 아직 나의 마음에는 너가 계속 남아있단다.
10년을 넘게 심장병에 고생하고 쓸개구탈구로 다리도 매번 아팠을텐데..
거기서는 하나도 아프지말고 사진 속의 웃는 모습으로 너의 이름처럼 산과 들을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다. 여기서는 낯도 많이가리고 우리가족 바라기였지만 거기서는 친구도 많이 만들고 잘어울리고 밝게 지냈으면 좋겠어. 먹는 것은 나처럼 가리지 않고 잘먹으니까 그건 걱정없겠다.
15년동안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못난 형이라서 미안해..
사랑한다 나의 작은 별, 작은 세상 산들아. 나중에 또 보자..! 조심히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