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이 Mar 10. 2024

예쁘게 살아가는 즐거움

나의 하루를 예쁘게 챙겨주고 싶어요.


나는 외출을 하지 않아도 아침마다 샤워 한 번씩은 꼭 하거나 적어도 밤에 샤워했으면 아침에는 꼭 트린트먼트라도 해주고 드라이로 적당히 말려주며 나름 정성 들여 예쁘게 머리를 단정하게 한 후 기본 선크림 같은 피부 베이스를 어디 장 보러 갈 때라도 꼭 발라주고 외출을 한다. 동네 친구 만날 때도 단정한 셔츠 차림을 하기도 하고, 그냥 어디 식당 가더라도 원피스도 한 번씩 꺼내 입는다. 이것은 내가 한국에서 살 때도 똑같이 했던 패턴이다. 물론 그냥 밤에 쓰레기 버리러 나갈 때나 그런 때엔 슬리퍼 신고 빨리 나갔다 온다.


미국에 와서 생각보다 살도 조금 찌기도 했다. 이런 말 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미국 와서도 많이 쪘다기보다는 한국에 비해서 조금 더 살이 찌긴 했다. 이게 차를 타고 다니는 문화인 것도 있어서 잘 안 걸어 다니고, 물론 버스 타거나 그럴 땐 좀 걷긴 하지만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더라도 오르락내리락하는 계단 걷기라던가, 어디 좀 가더라도 걸어 다니는 게 늘 있는 일상이었는데, 미국에서는 걸어 다니는 게 대낮 같은 안전한 시간에도 잘 걸어 다니는 인구 자체가 다운타운 외엔 그리 많지 않아서 되도록 외출도 가급적 안 하게 되고 누가 라이드 해주거나 그럴 경우에 같이 나간다.


또한 골고루 된 식단이기보단 기름진 음식들이 많고, 이런 음식을 첫 몇 달 정도엔 먹었지만 이제는 거의 안 먹는다.

주로 한식을 해 먹고, 도시락도 한식으로 싸들고 다닌다. 쌀이 밀가루보다 소화가 더 잘되기도 하고, 한국에서도 기름진 음식 먹긴 했지만 야채랑 같이 섭취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조절이 가능하기도 했던 기억을 떠올려 탄단지 밸런스 맞추도록 식재료를 사 와서 꼭 해 먹는다. 이게 서비스도 만족스럽지 않아도 팁을 내야 하는 외식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더 절감이고, 신선한 재료를 골라서 먹고 위생적이기도 해서 해 먹는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개인적으로 식탐 자체가 거의 없긴 했다. 먹고 싶은 것을 언제나 쉽게 사 먹을 수 있고 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라 김밥천국을 가서 김밥 한 줄만 먹어도 흡족한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친구들이랑 짜장면, 엽떡 같은 음식을 나눠 먹는 것에도 더 나눠주고 내가 덜 먹더라도 아쉬운 마음이 없었다.


다시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니까!

그렇게 먹는 것에 대한 열정이 딱히는 없었고 특정 과일 정도나 케이크 한 번씩 당길 때 내가 좋아하는 가게에 가서 적당히 먹으면 그걸로 행복했고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먹는 욕심 자체가 없었고 누구랑 치킨 먹을 때도 상대방이 더 먹고 다리를 한 조각 더 먹어도 눈치 안 봐도 된다며 에이 이 정도 하나 더 먹으라며 더 주기도 하고 뭔가 마음에서 음식을 이번에 꼭 먹어야만 되는 그런 간절함은 없었다.


그러다 미국에 와서 한인타운도 가보고 여러 미국 음식들을 접하고 세계음식점 뭐 그런 것도 가보았지만 그렇게 맛있진 않았다. 내 입맛에 대부분 너무 짠맛이 강했고, 단 음식들은 왜 그렇게 단 건지, 달다 못해 쓴맛까지도 날 정도로 혀가 아린 단 맛들도 많았다. 그러다가 어쩌다 입맛에 맞는 한국음식점이 있다던가 이 정도면 먹기 괜찮은 맛 같은 음식을 보면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못 먹는 것 같은 조급함이 한 번씩 생겨서 예전보다 나도 내가 먹을 양만큼은 잘 챙겨 먹으려 했다.


그러면서 걷는 양은 적으니 예전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이 먹고, 욕심도 나고 하다 보니 살이 꽤 찌는 것을 느꼈다. 사실 마른 사람이 몇 킬로 조금 찌면 더 티가 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살짝 오른 나의 볼살이라던가 뱃살.. 이런 걸 보며 다시 체중 조절과 운동을 따로 시간 내서 하게 되었다.


한국에선 점심 먹고 나오면서 항상 걸어 다닐 수 있어서 먹고 나서 10분, 20분 정도 꼭 걸으며 소화시키고 이런 일상이 많았는데, 이게 실제 당뇨 같은 병에도 예방이 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미국에서는 이런 일상은 자동차가 대신해 주는 편이라 쉽지 않아서 따로 걷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필요했다.


한국에서 10분, 20분이라도 평소 걸으면서 또 헬스장 가서 러닝 뛰면 더 관리하기가 쉽고 효과가 크지만, 잘 걷지 않은 문화에서 따로 시간을 내야만 그렇게 걷고 뛰어야 그나마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 어쨌든 나는 체중관리를 다시 하게 되었고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이라도 꼬박 운동하기도 하고 너무 바쁜 주간에는 최소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뛰려고 시간을 조절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조절하거나 야채나 과한 기름진 음식이나 너무 짠 음식, 또는 야채가 들어가 있지 않은 음식은 피하려고 한다.


이렇게 꾸미고 관리하는 내 모습이 누군가에겐 피곤하지 않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오늘이 가장 젊고 내일 보다 오늘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오늘 예쁘게 나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미국은 워낙 잘 안 꾸미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그래도 내 자신을 가꾸는 게 즐겁다. 예쁜 코트를 입을 때 기분이 좋고, 아직은 조금 추워서 더 따뜻해지면 봄에 어울릴만한 원피스도 입고 예쁜 구두도 신고 좋아하는 가방도 들고 그렇게 오늘의 나를 멋지게 만들어주고 싶다. 이런 옷들이나 가방들이 꼭 비쌀 필요는 없다. 명품이 아니라 비교적 저렴하지만 단정하고 예쁜 옷들을 한국 옷쇼핑몰에서 구매해서 입기도 하고, 미국 오기 전에 가져온 한국 옷들을 여전히 골고루 입고 있다.


내가 입고 다니는 원피스가 5만 원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구두도 예쁘고 모던하지만 3만 원짜리가 대부분이고, 가방이나 액세서리도 비싼 거나 명품이 아니라 그냥 보세 가방들이다. 그런데도 디자인이 괜찮으면서 가격도 좋은 것들로 조금의 투자로 무난하게 어느 옷이나 어울릴만한 것들을 3개 정도 사놓으면 번갈아서 착용한다.

이렇게 나 자신을 가꾸고 단정히 하는 것을 미국사람들도 생각보다 좋아하기도 하고, 사실 누가 날 보지 않아도 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도

하루하루가 소중한 나 자신에게 예쁜 모습으로 날 챙겨주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 나이를 더 먹어도 이렇게 꾸미고 다니고 싶고 건강관리도 하고

영양제도 잘 챙겨 먹으면서 운동도 하고, 차만 타고 다니고 장 보러 가는 순간이라 해도 좋아하는 블라우스를 입고 집 안에 있을 때도 아침에는 한 번씩 스킨로션 선크림도 발라주고 혼자 있어도 이렇게 날 위해 챙기기 시작하면 부지런해지고 좀 더 뭔가 활기찬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 습관이 된 루틴이라면 피곤하거나 귀찮지가 않아서 한 번이라도 내가 좋아하는 옷이 작아지기 전에 아니면 늘어나기 전에!

아끼다 버리게 되는 것보다 입고 싶은 것 입고 신고 싶은 거 신고 나의 오늘을 예쁘게 하고 나면 집에 이불속에 내내 있을까 싶다가도 도서관이라도 가서 책이라도 읽고 오게 되고 햇빛이라도 한번 받아보고 싶어지고,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점심이라도 같이 하자하면 바로 나갈 수 있고 카페라도 가서 커피 한잔의 여유라도 즐기고 싶어지고 예쁜 옷을 계속 입고 싶으니 체중관리도 하게 되고 건강도 같이 관리가 된다. 여러모로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미국 살아도 영어이름 만들지 않았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