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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완열 Sep 12. 2021

EP6. 미드나잇 인 나폴리

우리는 현재를 살아간다.

  후끈했던 폼페이 관광을 마치고 이탈리아 남부 투어 마지막 코스인 나폴리 시내로 왔다. 웅장한 플레비쉬토 광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쩌다 보니 이탈리아의 유명한 광장이란 광장은 다 둘러보는 것 같다. 로마제국의 후손들 광장을 무척 좋아보다. '광장'과 '짠맛 음식' 여행 내내 뗄 수 없었다.


플레쉬비토 광장 근처에 있는 감브리누스 카페 갔다. 스탠딩 바에서 '스트라파차토(strapazzato)'를 . 자리를 잡고 앉을 시간은 허락되지 않았다. 스트라파차토는 귀여운 에스프레소 샷에 코코아 가루를 잔 테두리까지 넉넉히 린 커피다. 입살짝 댔는데도 코코아의 달한 맛과 쌉쌀한 의 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한잔을 다 마시니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진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와 감브리누스 카페는 공통점이 있다. '벨에포크(belle époque, 프랑스어로 좋은 시절)와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이다.


극 중 소설가 '길'파리로 여행을 가는데, 미드나잇이 되면 그가 좋아하는 1920년으로 돌아가 허밍웨이, 스콧 피츠제랄드, 피카소 등 당대 유명한 예술가들을 만 교류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는 1920년 파리에서 피카소의 애인 '애드리아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은 2010년을 살아가지만 1920년동경하고, 애드리아나는 1920년대에 살지만 1870년대 벨 에포크 시대를 동경한다.

벨에포크 시대의 카페에 들어가는 주인공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나폴리, 감브리누스 카페

'벨에포크'시대에 머물고 싶어 하는 애드리아나를 설득하다가 현재가 최고의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길이 애드리아나에게


리누스 카페는 무려 160년이나 된 유서 깊은 카페로 바로 그 '벨에포크'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호화로운 대리석 마감, 금장 테두리, 고풍스러운 회화 장식 등 영화 속의 그것과 비슷다. 카페 공식 홈페이지에 보면, 카페를 이용한 역사 속 인물 페이지에 밍웨이가 있다. 밍웨이는 1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 전선으로 파견된 적이 있으니 그때  카페를 용했을 것이다. 영화 허밍웨이 상당히 마초적인 캐릭터로 묘사다.


2021년 나는 2015년의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 신혼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이탈리아를 신나게 여행하는 2015 사진보다 깨달았다. 나에게 '벨에포크'는 2015년 유럽여행다.


공교롭게도 내가 글을 기 시작하는 도 미드나잇이다. 아이를 재우고 집안일을 다 해내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면 자정이. 사위가 정리되고 모든 소음이 가라앉는 그 시간을 사랑한다. 나는 매일 책상 앞에 앉아 과거여행 떠났다가 현실로 아온다.


가을 새벽 공기가 신선하다. 풀벌레 소리 열린  틈에서 방 안으로 흘러내린다. 그날 맡았던 커피 향이 어디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같다.


오늘따라 평소에 마시지 않는 진한 에스프레소가 당긴다.




<동선 : 폼페이 - 플레쉬비토 광장 - 카페 감브리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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