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처음 느낀 불안

by 엣지있는 김작가

프로포즈를 받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 순간이

너무도 행복하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종영이는 그날 거나하게 취했다.


우리는 함께 신혼집으로 돌아와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함께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함께 일어나는 이 일상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며칠 뒤,

나도 종영이를 위해 준비한

작은 프로포즈가 있었다.


편의점 심부름을 시키고

그 사이 부지런히 이벤트를 준비했다.


‘나의 신랑이 되어줘’라는 문구의

피켓도 직접 만들고,

한 번도 신어보지 못했을

명품 운동화도 샀다.


하얀 드레스를 떠올리게 하는

새하얀 레이스 잠옷을 입고

종영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띠띠띠띠—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문을 열고 들어선 종영이는

피켓과 신발 상자를 들고 있는 나를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함박웃음을 지었다.


“언제 준비했어?”

“자기야, 나랑 결혼해 줄래?”


우리는 그렇게

또 한 번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고

행복한 날들은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다.


2012년 7월 29일.

기다리던 결혼식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을 질투하듯

몇 번의 힘든 일들이 찾아왔다.


시어머님께서는 원래

종영이가 서른다섯쯤 될 때까지

차근차근 돈을 모아

번듯하게 장가가길 바라셨다고 했다.


종영이 위로

열 살, 아홉 살 터울의 누나와 형이 있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된 결혼 준비도 하지 못한 채

각자의 가정을 꾸렸던 터라,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종영이만큼은

잘 준비된 결혼을 시키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종영이마저

빠듯한 형편으로 장가를 간다고 하니

내심 서운함이 컸던 모양이다.


우리는 가진 돈이 많지 않았고

신혼집 전세금도

7천만 원은 대출이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아껴

최소한의 비용으로

결혼을 치르고 싶었다.


하지만 시어머님께서는

한복도 맞춰야 하고

예단도 어느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우리 형편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 일로 종영이는 계속 마음이 상해 있었고,

어머님과 단판을 짓겠다는 종영이를

나는 계속 말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서로의 마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혼식도 하기 전에

가족끼리 감정이 상하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었지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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