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

by 엣지있는 김작가

서른이 되는 해,

2012년 7월 29일로 결혼 날짜를 잡고

우리는 하나씩 결혼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언제 좋은 집이 나올지 모르니

부동산마다 들러

신혼집을 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괜찮은 집이 나오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부탁했다.


둘 다 직장이 강남이었기에

우리는 강남의 원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


우리 둘이 모은 돈은 3천만 원.

나머지 7천만 원은 대출을 받아

1억 원짜리 전세 원룸을 알아봤다.


결혼식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5월쯤,

마침 마음에 쏙 드는 1.5룸이 나왔다.


일을 하다 말고 바로 뛰쳐나가

그날 계약을 했다.


강남 학동역 근처의 빌라였다.

집주인 할아버지께서 직접 지으신 집이었고

인심 좋아 보이시는 할머님은

전세금을 많이 받으면

나중에 돌려줄 때 부담이 된다며

10년 넘게 전세금은 늘 1억만 받는다고 하셨다.


부동산에서는

“이 집은 처음 본 사람이 무조건 계약해요.”라며

지난 세입자는

가위바위보에 이겨 이 집에 살게 됐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

우리 둘이 살기에

너무 좋은 집이었다.


돈을 아끼기 위해

청소도 직접 하고

페인트칠도 우리가 했다.


가전제품은 가족들에게

하나씩 선물 받았다.


집 안이 조금씩 채워질수록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우리가 부부가 된다는 사실도,

우리 둘만의 집이 생겼다는 것도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둘 다 처음 가져보는 ‘우리 집’이었다.


혼인신고를 마친 우리는

결혼식 전에 먼저 집에 들어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결혼식을 일주일쯤 앞둔 어느 날,

신림역에서 종영을 만나기로 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호프집에서

결혼 전,

친구들을 함께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사실 며칠 전

종영의 컴퓨터에서

프로포즈 영상을 우연히 본 터라

괜히 마음이 설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호프집에 들어섰는데,


입구부터 촛불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조심히 그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

하트 모양의 촛불 안에 서자

스크린에 영상이 켜졌다.


종영이 직접 만든 프로포즈 영상이었다.


꽃다발과 반지 상자를 들고

무릎을 꿇는 종영.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곧이어

종영의 친구들과

내 친구들이

우르르 모습을 드러냈다.


종영이가 나 몰래

모두에게 연락을 했던 모양이었다.


축하의 박수와 웃음소리 속에서

종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길임아,

나랑 결혼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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