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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평범이라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건데

by 탱e

'The world's diplomacy is now at an abnormal state.'


여느 때처럼 한 주를 시작하는 브리핑 써 내려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강대국이 상대적 약소국을 무력으로 침략하고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그런 '평범하지 않은 외교'가 통상적인 이 시대에, 과연 내가 평범한 삶을 사나? 평범한 사람인가?


30여 년을 살아가면서 나는 나 자신을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또 남들에게 나 자신을 그렇게 설명해 왔다.

hmm.. 과연 정말 나는 평범한 사람인가?


나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음 우선 나는 화목한 (그렇지만 때때로 엄마 아빠가 냉전을 일삼는) 가정에서 자랐고, 평범한 대학교를 졸업했고, 평범한 나이에 평범한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결혼도 결혼하기 평범한(?) 28세에 했었기도 하고.


그러나 비교적 최근의 나의 삶을 반추해 보면, 꽤나 anti-평범에 가깝다. 오엠지~ 가끔 나도 잊는 사실이지만 나는 이혼 경험이 있는 30살이다. 내 또래 친구들 중 미혼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나는 결혼도 이혼도 벌써 한 사람이다. 어머 너무나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 또 모든 업종이 그렇겠지만, 직업상 거시적인 안건을 다루는 점 또한 누군가에게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살고 경험하는 세상이 전부일 거라 생각했던 그 우물을 벗어난 셈이니 나름 성장한 거라 봐도 되려나.


이혼을 하고 아 아니 정확히는 사람 관계에서 이토록 전례 없는(?) 경험을 하고 느낀 것은;

정답인 삶의 형태는 없고,

오답인 삶의 형태도 없으며,

겪어보지 못한 삶에 대해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만큼 추한 것은 없다, 였다.


숫자로 너무나도 쉽게 서로의 인생을 판단하는 이 시류 속에서,

어느 누구보다 숫자에 진심이었던 삶을 살았던 나였다.


30년 동안 삶을 살면서 많은 성취와 작고 큰 성공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을 이루던 시기보다

어쩌면 성취와는 거리가 먼 지금의 시기에 나는 많은 것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


행복한 고구마를 아는가?

인삼 밭에서 한평생 인삼인 줄 알고 살던 고구마가 자신이 고구마임을 깨닫고도 '아 구럼 행복한 고구마로 살아가지 뭐'라고 하는 얘기다.


행복한 스윗 포테이토처럼 나도 나 자신이 사회적으로 어떤 카테고리의 사람이든, 사랑해야겠다.


이 끄적임을 읽는 당신도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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