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여행의 시작

by 요가언니


우리가 어떻게 함께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에이프릴과 나는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매년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다. 내 생애 첫 서핑 여행은 에이프릴과 함께 한 시드니 여행이었다.

영화 <투 마더스 Two Mothers>(2013)의 두 남자 주인공 이안과 톰이 서핑하는 장면을 보고, 운명의 사랑이라도 만난 듯 가슴이 뛰었다. 그들이 잘생겨서인지, 서핑을 하는 모습이 섹시했던 것인지, 아니면 서핑 자체가 멋있었던 것인지 헷갈리지만 아무튼 강렬했던 것만은 확실하다.


영화 속 그 평화로운 바닷가는 호주 시드니 근교의 Shelly Beach와 NSW의 Seal Rocks라고 했다. 곧바로 시드니는 나의 꿈의 여행지이자, 그곳에서의 서핑은 일종의 목표 같은 것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 나이에 서핑을 어떻게 하나, 10대, 20대의 건장하고 몸 좋은 남자들이나 하는 것이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부끄럽게도,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25살이 되면서부터 나는 ‘정상적인 여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지 중 결혼과 출산이 최선이라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고방식이 매우 늙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 후로도 몇 년간 나의 여행은 ‘나이에 걸맞은’ 우아한 유럽 미술관 투어였다. 호주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파도를 타는 모습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려는 듯, 가슴 깊은 곳으로 꼭꼭 숨겼다.


30대를 통과하며 난 조금씩 어른이 되어갔고, 스스로 설 수 있게 되자 ‘우아하고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자유롭고 가벼운’ 옷을 입고 싶어졌다. 그래서 꿈꾸던 시드니행을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처음 가는 호주 여행이자 서핑 여행.

매일 오전의 일정이 서핑인, 그러니까 요새 유행하는 요가 리트릿 같은 서핑 리트릿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여행은 처음이었다. 아니 서핑 자체가 처음이었다.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사진: 에이프릴 (http://instagram.com/pyunchaeyoung)


매주 화요일에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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