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과 태도의 문제

by 요가언니



“나는 15년 동안 서핑을 했어. 4살부터 시작했거든”이라고 말하는 10대 청년이나 “은퇴해서 매일 아침에 서핑을 하고 있지”라고 말하는 60대 할아버지나 놀라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휴가차 서핑하러 온 동양인에게 즐거운지, 지금 기분이 어떤지에 대해 묻는 사람은 있어도 나이를 묻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서양인보다 팽팽한 피부를 갖고 있는 동양인의 나이를 가늠하지 못할뿐더러, 관심도 없었다. 난 그저 저 두 서퍼의 나이 중간 어디쯤에 있는 사람이었고, 이건 정말이지 중요한 주제가 아니었다.

모든 것은 내 마음가짐과 태도의 문제였다.

서핑을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해변에 앉아 바라만 보고 있었다면 난 ‘늙어서’ 서핑을 못하는 구경꾼이었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서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도 나에게 다른 꼬리표를 붙이지 않았고 평가하지 않았다.

서핑보드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손바닥으로 받쳐 번쩍 들었다가, 머리 위에 이었다가, 한쪽 끝을 모래에 끌었다가 하며 해변까지 나갔다. 꾸준히 운동을 해 왔던 터라 기본 체력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본격적으로 바다에 들어가기도 전에 힘을 다 쓴 듯, 힘들었다. 보드 하나 혼자 힘으로 못 들고 낙오되면 서핑을 안 시켜줄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여기에서 자기 보드 하나 혼자 못 드는 ‘연약하고 갸냘픈’ 여자가 낄 자리는 없다.

두어 시간 서핑을 마치고 웻 슈트를 벗으니 브라운색 장갑을 끼고 양말을 신은 사람이 나왔다. 웻 슈트 입은 곳만 쏙 빼고 손목을 경계선으로 손만, 발목을 경계로 발만, 그리고 목을 경계로 얼굴만 탔다. 아 이건 뭔가...... 살색 옷을 입은 흑인 같기도 하고, 너무 웃겼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가면 화이트닝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오늘 서핑의 흔적이 남았다는 데에 기분이 좋았다.

나이도,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의 기준도 절대적이지 않다. 모두 다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가치였던 것이다.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사진: 에이프릴 (http://instagram.com/pyunchaeyoung)


매주 화요일에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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