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을 하면서 요가를 생각한다. 패들링을 하다가 보드가 파도에 미끄러지는 순간 양손으로 보드를 밀어 상체를 띄우는 푸쉬업은 요가의 업독자세(#우르드바 무카 스바나아사나) 를 하는 것 같다. 이어서 두 발을 앞뒤로 벌려 보드에 서는 스탠드업은 요가의 전사자세 2(#비라바드라아사나 2)를 하는 것 같다. 균형감, 유연성, 지구력이 필요하다는 것까지 더하면, 두 운동에는 공통점이 많아 보인다.
서핑과 요가, 모두 시선을 중요시한다. 요가의 시선이 안정된 아사나를 완성하고, 종국에는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움직이는 명상의 상태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면, 서핑의 시선은 안정된 자세와 방향전환의 기능을 맡는다. 앞서 말한 푸쉬업을 할 때도, 스탠드업을 할 때도 서퍼의 시선은 보드의 진행방향을 향해야 한다. 대부분의 초보는 내 발 밑을 쳐다보기 마련인데, 거짓말처럼 앞으로 고꾸라지고 만다. 내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내 몸이 따라간다.
파도 위에서 자유자재로 턴을 하는 서퍼들을 보며 다리와 허리의 힘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다리 힘으로 보드를 돌려내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드의 방향 전환 핸들은 시선이었다. 시선이 바뀌면 자연스레 어깨가 열려 상체의 방향이 바뀌고 골반의 방향이 틀어지니 보드가 진행하는 방향도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고개를 들고 진행방향을 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보드에 내 발이 정확하게 놓였는지도 확인해야겠고, 혹시라도 누구랑 부딪힐지 모르니 내 보드 앞을 살펴야하니까 시선을 내 보드에서 떼지 못하는데, 그러면 어김없이 발 앞으로 빠지고 만다.
일단 파도를 잡아 탔다면 저 먼 곳,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바라봐야한다. 서핑의 매력 중 하나가 바다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육지라는 것을 떠올리면서 지금이 바로 자연을 감상하는 타이밍이라 생각하면, 조금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 수 있다.
내 발이 보드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는 믿음과,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내가 갈 길을 바라보기만 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사진: 에이프릴 (http://instagram.com/pyunchaeyoung)
매주 화요일에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