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에서 나의 파도를 기다린다. 내가 탈 파도를 발견하면, 패들링의 속도를 높인다. 파도와 내 보드의 속도를 맞출 만큼 말이다. 그리고 파도가 나를 밀어주는 그 타이밍에, 그러니까 파도가 내 보드 밑으로 지나가는 느낌이 들 때 재빠르게 일어나야 한다. 테이크업, 파도를 잡아타는 것이다.
이 느낌을 언어로 전달할 수 있을까. 물 위를 달리는 신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자연의 일부, 내가 파도나 바람이 된 것 같기도 한 그 느낌이 바로, 서핑에 빠지게 하는 매력이다. 그뿐인가, 바다 저 멀리에 나가서 바라보는 육지는 무척이나 아름다운데, 그 풍경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으려면 바쁘다.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을 보고 있다 생각하면 그 순간이 아쉽고,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충만함까지 든다.
그런데, 난 파도를 잘 읽지 못한다. 시력이 썩 좋지 않아서인지, 감이 없는 것인지...... 매번
“Which one is my wave?”
“Is that big wave mine?”
를 묻다가, 지치면
“Pick the best one for me”
라며 포기하고 고개를 돌려 보지도 않는다.
서핑의 파도는 인생의 기회와도 같은 것인데, 이 기회라는 것을 눈여겨보고, 직접 고르고, 낚아채도 모자랄 판에 남의 손에 맡기고 있으니 서핑 실력이 빨리 늘 리가 없다.
같은 라인업에 있는 서퍼들에게 파도는 동일한 속도와 크기로 온다. 하지만 모두가 테이크업에 성공하지는 못한다. 내가 파도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즐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냥 흘려보내거나 파도에 휩쓸려 내려가게 된다.
인생의 기회도 분명 공평하게 올 텐데 왜 어떤 사람은 항상 힘들고 억울하게 살고 어떤 사람은 좋은 기회를 자주 만나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일까. 기회가 왔을 때 알아보고, 잡아채는 능력은 준비된 사람만이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우연히 발견된 행운이라는 뜻의 세런디피티 Serendipity 가 그런 것처럼.
파도는 멈추지 않고 온다.
내가 원하는 파도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실력이, 준비가,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힘을 내야 한다.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사진: 에이프릴 (http://instagram.com/pyunchae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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