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의 천국

골드코스트 서퍼스 파라다이스

by 요가언니




2019년 12월 젯스타항공에 인천-골드코스트 직항 노선이 생겼다고 한다. 나는 인천-브리즈번으로 들어가서 며칠 여행을 하다가 고속버스를 타고 골드코스트에 갔는데, 브리즈번 중심에 버스터미널이 있고, 골드코스트 버스터미널에서 바다까지도 금방이라 편리하다. (한 번 갈아탔던 것 같다) 혹은 브리즈번 공항에서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타고 있으면 골드코스트 근처까지 갈 수도 있다. 다음에 골드코스트를 또 가게 된다면 브리즈번을 들르지 말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직항이 생겼으니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노선이 금방 없어지지는 않겠지...)


골드코스트의 그 이름도 유명한 ‘서퍼스 파라다이스’는 매끈하게 잘 조성된 테마파크 같은 느낌이었다. 쇼핑할 곳도, 구경할 것도, 레스토랑도, 사람도 많았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던가 한적한 바닷가의 분위기 있는 카페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실 비치 입구의 ‘SURFERS PARADISE’라는 글자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단체관광객들로 인해서 상점과 거리가 혼잡했지, 서핑을 즐기는 바다는 여유로운 편이었다.

서핑스쿨도 이렇게 관광을 왔다가 즉흥적으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익숙한지, 비치 입구에 티켓박스같이 생긴 부스에서 강습 예약을 받고 있었다. 나는 그 서핑스쿨 Go Ride A Wave에 강습을 신청했다. 타 지역보다 강습료나 보드 대여료가 약간 비쌌는데, 관광지 물가라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곳은 관광지 느낌이 물씬 났다.

과연 서퍼스 파라다이스의 파도는 달랐다. 서퍼들이 파라다이스라 여길 만한 적절한 파도가 끊기지 않고 왔다. 바다 저 멀리 공장에서 파도를 찍어내나 싶을 정도로 일정한 강도와 크기의 파도가 시간을 칼같이 지키며 들이닥치니 좋은 파도를 기다리고 고를 필요조차 없었다. 나만 준비가 되었다면 바로 잡아타면 될 일이었다.

기운찬 파도 덕에 라인업까지 나가기 위해서는 한참이나 패들링을 해야 했다. 그나마도 제자리, 그렇지 않으면 자꾸만 뒤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힘들게 라인업까지 와서 막상 파도를 잡아타면 그 거리가 그렇게 짧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매년 초보로 서핑 실력이 리셋되는 나로서는 파도를 몇 번 잡아보지도 못했고, 그나마도 신나게 즐기기보다는 패들링하느라 힘을 많이 뺐다. 라인업에서 보드 위에 앉거나 누워서 쉴지언정 중간에 해변까지 나온 적은 없었는데 이 곳에서는 파도에서 벗어나 쉬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몰려와 ‘항복’을 외치며 나올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다에서 바라보는 육지의 풍경이었다. 이제까지 봤던 어떤 곳과도 달랐다. 보통은 울창한 숲이거나, 나지막한 산이거나, 예쁜 건물들과 하늘의 조화로운 모습이었는데 이 곳에는 높은 건물들이 번쩍이고 있었다. 이건 또 다른 신선함이었다.

내가 이렇게 탈진할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에이프릴은 Hurricane’s Grill & Bar라는 립이 유명한 레스토랑을 예약해놓았다. 립을 주문하니 ‘ONE RIB TO RULE THEM ALL’이라 적혀있는 앞치마 혹은 턱받이를 주었는데 정말 그 말이 딱 맞는, 놀라운 사이즈와 훌륭한 맛의 립이 나왔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끊임없이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핑크빛 석양, 생생한 파도소리와 신나는 음악, 끝내주는 맛의 립과 시원한 맥주 한잔. 이곳은 천국이었다.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사진: 에이프릴 (http://instagram.com/pyunchaeyoung)


매주 화요일에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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