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버가못 아로마- 빈야사요가
이제 난 독립적인 인간이 되었고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타인의 한마디에 나의 멘탈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에 내가 너무 가여웠다.
하지만 수십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제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를 놓아버리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다시 올라오는 것을 마음먹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질 듯 아픈 머리의 신호와 젖은 빨래처럼 축 처진 팔다리의 반항을 무시한 채 요가원으로 갔다. 매트에 가만히 누워있어도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하루 종일 우울했던 기분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선생님의 큐잉에 따라 이 아사나에서 저 아사나로 끊임없이 움직였다. 빈야사 요가는 호흡과 움직임이 쉼 없이 이어진다.
‘맙소사 시르사사나 1, 2를 번갈아가며 몇 번을 한 거야?’
수업이 끝나고 나오면서 헛웃음이 났지만, 두통은 사라지고 다리는 가벼워졌다.
마음이 말랑말랑 할 때는 빈야사가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 있을 때는 빈야사도 뚝뚝 끊긴다. 마음이 산만하니 집중이 안 되는 것일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였잖아. 너무 잘했어.’
가장 강력한 내편은 바로 나이다. 스스로 칭찬하고 마음을 다독인다.
마무리는 버가못 아로마 응급처치이다. 버가못 에센셜오일을 잘 접은 티슈에 한 방울 떨어뜨려 코에 대고 깊게 들이마신다. 희석해줄 캐리어 오일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피부 자극을 주지 않으며 아로마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버가못 향을 가미한 얼그레이 차를 마시는 것도 간편하고 효과적이다.
상쾌한 버가못 아로마는 에너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기분을 고양시키고, 항우울 효과가 있어 생명에너지를 연상시키는 아로마이다. 원활한 기의 순환은 소화에도 영향을 주어 소화불량, 복통, 복부 팽만감 해결에 도움이 되고 특히나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소화불량에 효과가 좋다. 신경계에도 영향을 주어 신경성 우울감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불면, 근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도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워준다.
추락하는 나를 구원해주는 빈야사 요가, 그리고 버가못 아로마.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