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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Feb 07. 2022

유튜브와 독서의 상관관계


"Try to be useful.  Are you contributing more than you consume? "  (Elon Musk)


며칠 전 본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는 이렇게 얘기했다.


최근 3년간, 지난 30년 동안 한 것보다 많이 나 자신과 내 삶에 대해 생각해봤다. 지난 30년 동안 별생각 없이 살았다는 뜻인가? 그렇다.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살 수 있었다. 이건 공부와는 별개인 것이라 고민이나 성찰 없이도 학교 성적은 잘 받을 수 있었고 취직도 잘할 수 있었다.


고민 끝에 내가 원하는 것은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알았다. 긍정적이고 선한 방향으로의 영향 말이다. 막연하게 머릿속에 맴돌고 있던 생각을 일론 머스크는 명료한 단어로 표현했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고. 소비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어떻게 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머스크는 이렇게 대답했다.


"Read a lot of books."


대부분은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은 얕고 넓은 독서를 해야 하고, 많은 정보를 접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2020년에 107권에 책을 읽었다. 2021년에는 82권을 읽었다. 코로나가 이어지면서 2021년에 연초부터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어댔던 터라, 여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작년보다 책을 더 많이 읽은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상했다. 그건 가을 이후에 읽은 책이 단 2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10월은, 내가 유튜브를 시작한 때이다.


친구 1: “나는 유튜버니까 시장 조사할 겸 유튜브를 많이 봐야 해. 책 볼 시간이 없어.”

나: “유튜버는 크리에이터인데?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지! 책 보다 양질의 인풋은 없어.”

친구 1: “그건 그런데, 유튜브에도 양질의 영상이 무한하게 있어. 끝이 없다고.”

나: “네가 원래 책을 안 읽는 사람인 거 아니야? 크크크크”


유튜버인 친구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했을 때, 그건 책 읽기 싫은 핑계일 뿐이라며 콧방귀를 뀌다 못해 놀려댔던 나이다. 그런데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니 딱 그렇게 되었다. 친구의 말이 사실인 걸까, 내가 핑계를 대고 있는 걸까?


'요가를 글로 배우는 것은 아니니까. 요가에 있어서 유튜브는 종이책과 같은 존재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으로 합리화를 시켰으나, 여전히 마음은 불편했다. 요가를 나누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하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머릿속에 쓰여 있는 글에 기반하기 때문에 요가를 안내하는 사람은 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책을 읽어야 한다.


신기하게도, 책을 펼치지 않으면서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뜸해졌다. 구독자가 하루하루 이탈하기 시작한 와중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나의 글쓰기 근황에 대해 물었다.


친구 2: “이제 유튜브 하느라 글은 안 쓰는 거야?”

나: “아니, 그건 아닌데. 지금은 요트 시즌도 아니고, 서핑 시즌도 아니고 해서 별로 쓸 거리가 없네.” (요가는 언제나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말은 쏙 빼고 안 함 ㅠㅠ)

친구 2: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글에는 한계가 있어. 지치지 않으려면 지속 가능한 글쓰기로의 전환이 필요해.”

나: “경험하지 않은 글을 어떻게 써?”

친구 2: “리서치 베이스의 글을 쓰는 거지. 자료를 찾아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훈련 말이야. 졸업한 지 오래돼서 까먹었나 본데, 우리 학교에서 많이 했었잖아. ”


예술 현장에서 미술평론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친구는 최고로 잘 나가던 시기에 돌연 대학원으로 돌아갔다. 아웃풋이 너무 많아 그녀가 가진 것이 소진되었기에 배출 없이 오롯이 입력만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가진 것을 모두 소진하기 전에, 번아웃이 되기 전에 나를 잘 채우라는 조언을 해줬고, 그건 다시 한번 독서로 귀결됐다.


그래서 오랜만에 펼친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 것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내가 명상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더라도 매일 명상하는 시간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나는 명상하는 삶을 정말로 원하지는 않는 것이다. 실제로 시간을 들여하는 일이 정말 원하는 것이고, 우리가 목표나 계획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그저 훌륭해 보이는 관념일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다나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정말 원한다면, 시간을 내서 그것을 할 것이다. 이렇게 단순하다.                         

- 에디 스턴, <요가의 힘> 중에서



https://youtu.be/SkrYGPXVe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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