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말고 오뎅이요
아무리 어묵이라고 해야 한대도 내 입에는 오뎅이 찰떡이다.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오뎅바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오뎅바는 대체로 추운 겨울에 2차로 가는 곳이다. 무언가 여름의 맥주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여름의 맥주는 나초와 먹어야 한다면 겨울의 맥주는 뜨끈한 국물이 필요하기 때문. 사실상 겨울에 소주가 아닌 맥주라는 것부터가 술을 잘못 고른 것 같긴 하지만, 2차를 소주로 마시면 다음 날이 힘들기 때문에 가볍게 맥주로 끝내야 한다.
20대 때 가장 많이 갔던 오뎅집은 하단에 있는 부산오뎅이다. 스지가 끝내줬고 거기서 어지간히 퍼마시고 나왔던 기억들이 난다. 큰 탁자에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서 각자 먹고 싶은 걸 골라 먹는데 그 때문에 합석 아닌 합석이 되기도 했다. 우연을 가장한 합석장소였을지도... 후후. 당시에 나는 파워 E였던 건지 만취해서 기분이 좋았던 건지 사람들이 다 착하고 사연 있게 보여서 스몰톡을 꼭 하고 싶더랬다.
여튼 친구들과 셋이서 갈 땐 가능하면 ㄱ자로 코너를 끼고 앉아야 대화가 잘된다. 일렬로 셋이 앉으면 끝과 끝은 대화가 불편하다. 뭐라고? 다시 말해봐. 아니 뭐라고? 를 반복한다. 또 어떤 집이든지 간에 오뎅바는 어둑어둑한 분위기에 달린 노란 조명이 오뎅을 맛있게 보이는 요소가 되어서, 분식집의 오뎅과 같은 게 들어있어도 더 맛있었다. 국물의 차이인 것인가? 아니. 술이 들어가서인 거 같기도 하다.
어제는 아들친구네와 함께 오뎅집을 갔는데 바 자리가 아닌 테이블에 앉았다. 노키즈일까봐 걱정했는데 흔쾌히 반겨주셔서 고마웠다. 다음에 또 와도 된다고 하셨다. 그래도 바에는 앉지 않을 것 같다. 괜히 청승맞은 사연이 있는 사람으로 보일까봐가 아니고 애가 이것저것 건드렸다가 안 먹으면 내가 다 먹어야 될 것 같아서다. 팥드렀슈에선 3개 2천 원인 오뎅이 쉼어묵에선 적어도 2만 원이 넘게 나올까 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