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5월 19일 석가탄신일의 꿈
1.
친구가 우리 회사에 입사했다. 특이하게도 우리 회사는 사무실이 아파트였다. 퇴근 시간이 되어 나는 퇴근 준비를 하는데 친구는 샤워를 하겠다며 욕실로 들어갔다. 친구에게 인사는 하고 퇴근해야 할 것 같아 나는 주방에서 친구를 기다렸다.
샤워를 마친 친구가 젖은 머리칼을 수건으로 털면서 주방으로 나왔다.
- 나 갈게. 퇴근 안 해?
내가 묻자 친구는 상사가 시킨 일이 있어서 그걸 마무리하고 집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 몇 시에 시킨 일이기에 퇴근 시간에 집도 못 가고 일을 해야 되는 거야?
나의 물음에 친구는 울먹이며 말했다.
- 아니, 진짜, 어이가 없어서, 7시 땡 하자마자 일을 시키는 거야.
나는 친구의 불행에 함께 분개했다. 그 사이 전에 나의 애인이었던 사람이 우리에게 먼저 퇴근한다며 작별 인사를 고했다. 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앞으로 다시 잘 지낼 일만 남았다고 아리송한 말을 했다. '이 사람은 대체 언제부터 이 회사를 다녔던 거지?' 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퇴근하며 작은 방 창문 사이로 내게 수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나도 이제 집에 가려는데 친구가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퇴근하면 안 되냐고 물었다. 우리는 친구가 만들어놓은 감자탕을 함께 먹었다. TV에선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는데 출연자들 전부 사극 분장을 했다.
- 설거지는 내가 할게!
뽀득뽀득 설거지를 하는데 회사에서 이렇게 설거지를 한 뒤에 집에 가서 또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할 생각을 하니 피로가 확 몰려왔다.
드디어 집에 가는데 친구뿐만 아니라 신랑도 함께였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 택시를 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뒤에 타 있었고 나만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택시가 제일 먼저 선 곳은 우리 집 근처였는데, 미터기를 보니 택시비가 3만 3800원이나 나와 있었다.
- 기사님, 저희 지금까지 나온 비용은 먼저 드리고 내릴게요.
뒤에 탄 친구들은 한사코 그냥 내리라고 했지만 나는 차마 그럴 수가 없어 비용을 지불했다. 기사 역시 웃으며 "그러세요" 말했다. 그는 연신 신명 난 목소리로 "여기에서 제주도까지 간 적도 있는데. 어차피 공항까지 가니까 얼마 안 나와요. 만 원 정도 나왔나? 그랬답니다!" 말하며 거스름돈을 내게 주었는데, 모두 동전이었다. 택시에서 내려 한참이나 동전을 세었다. 남편과 남편의 친구들이 내 곁에서 함께 동전을 세어 주었다.
- 1만 50원이네.
내가 말하자 오빠들은 모두 황당해했다.
- 진짜 너무하다. 이 큰돈을 다 동전으로 준다는 게 말이 돼?
오빠들이 뿔났다. 내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기사가 거슬러 준 동전은 10원부터 500원까지 다양했다.
2.
동생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동생과 나는 외출 준비를 서둘렀다. 집 밖으로 나가며 동생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닉네임을 말하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갔고 본인의 닉네임이 들리자 뒤를 돌아봤다. 나는 동생에게 '쉿' 손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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