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1월 25일 화요일
1.
늘 잠이 부족해서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피곤하다. 5분만 더, 10분만 더, 를 외치며 알람을 계속 맞추고 끄다를 반복하다 겨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침에 일어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텐션을 끌어올려줄 노래를 찾아 트는 것이다. 오늘 아침 선곡은 완벽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두툼하게 옷을 껴 입다 그만 오른쪽 어깨가 탈골됐다. 막 겨울 카디건에 오른팔을 집어넣으려는 순간이었다. 악 소리가 절로 나왔고 남편이 서재에서 뛰쳐나와 옷을 입혀주고 목걸이도 걸어주고 귀걸이도 껴 주어서 겨우 출근할 수 있었다. 하필이면 오른쪽 어깨라 팔 전반이 마비된 듯 저려왔다. 한동안은 오른팔과 어깨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집 밖을 나서니 추적추적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우산을 챙겨 나왔다. 원래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으려고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를 챙겼으나 우산을 들고 상당한 분량의 《기러기》까지 가지고 다닐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에어팟에선 기분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둠칫, 두둠칫한 노래는 어쩐지 오늘의 무드와 맞지 않다. 비 오는 날은 어쩐지 차분해지곤 하니까. 버스에 오르자마자 플레이리스트를 바꿨다. 촉촉한 보컬의 리드미컬한 음악이 오늘의 날씨와 딱 맞아떨어졌다.
2.
나의 업무는 출근길에서부터 시작된다. - 물론, 자주, 눈을 뜨자마자 시작될 때도 있다. - 쌓여 있던 업무 카톡에 답을 하고 업무 메일을 확인한 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어떤 순서로 업무를 처리할지 머릿속에 스케줄링을 한다. 반려인은 나처럼 일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하고, 내 책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의 독자 중엔 엄마가 임종을 맞으려는 순간에도 일 생각을 한다니 말이나 되냐는 리뷰를 남긴 분도 있었는데 팀이라곤 나와 다른 한 명밖에 없고 이 둘이 격주간지 잡지를 한 달에 2회 발행하면서 나는 편집 외에 광고 영업과 팀원 관리, 온갖 잡무를 다 하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사실 나도 이런 내가 이해되진 않는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을까. 열심히, 잘해봤자 돌아오는 건 왜 더 해내지 못하냐는 채찍질일 뿐인데.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오늘도 출근을 한다. 그래서 언제 그만둔대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날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최선을 다했기에.
3.
오늘은 영어 원서를 읽는 날이다. 《Summing Up》을 다 읽으려 했지만 밀린 근황 토크를 나누느라 뜻대로 되지 않았다. 미처 다 읽지 못한 부분은 설 연휴 기간에 만나 마저 읽기로 했다.
모임 멤버 중 한 명은 곧 만날 뉴 멤버에게 이 모임은 단순히 공부하는 모임을 떠나 치유 모임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여기에 오면 힐링할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이 모임엔 자존감 지킴이 두 명이 있다고. 다른 건 몰라도 뉴 멤버의 회사 생활에 함께 분노해줄 순 있을 것 같다.(웃음)
4.
회사 : 비밀
5.
책 읽을 때 내가 좋아하는 순간.
다음 페이지를 향해 나아가며 책장을 넘길 때 사락, 하고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와 그 소리가 귀에 감기는 찰나와 그 순간 손가락 끝에 새겨지는 종이의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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