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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Jul 31. 2022

만약  고래 얘기가 꼭 필요한 순간이라면?

-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1. 오늘 소개할 책은?

요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고래’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래는 참으로 신비로운 생명체다. 이런 때에 곁에 두고 읽어볼 만한 고래와 관련된 단편소설 한 편을 소개한다. 듀나 작가의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 작품은 초광속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 낯선 행성에 뿌리내린 인류를 보여준다. 공전과 같은 주기로 자전하여 펄펄 끓는 낮과 꽁꽁 어는 밤만 존재하는 이 행성에서는, 중간 여명 지대의 바다 위 섬처럼 뜬 고래 등에서만 사람들의 생존이 가능하다. 문제는 고래병의 유행으로 삶의 기반인 고래가 죽어 나간다는 것. 죽은 고래를 떠나 새로운 터전을 찾아가는 화자의 모험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듀나 작가의 문장력이 압권이다. 이 작품은 정말이지 고래처럼 아름답다.      


요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고래’에 대한 관심이 높다.


2. 작가 이름이 ‘듀나’라고? 영화비평가 아닌가?

그렇다. 많은 분들이 영화비평가로 알고 있는데 소설가이기도 하다.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고, 《평형추》,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민트의 세계》, 《대리전》, 《태평양 횡단 특급》 등의 소설을 썼다. 특히 이 중에서도《평형추》는 2021년 SF어워드에서 장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3. SF소설 작가로도 유명한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도 SF고?

맞다. 전염병 아포칼립스 계열이다. ‘전염병 아포칼립스’ 소설이란 바이러스 등 전염병으로 인한 인류멸망을 그린 작품이라는 뜻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은 전 세계에 급작스러운 변화를 불러왔다.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사람들, 막막한 경제 위기, 만나고 만질 수 없는 고립감… 그러나 우리에게 여전히 양보할 수 없는 자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상상의 힘이 아닐까 싶다.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은 다시 증가하고 있는 확진자 상황에서 답답한 청취자들을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동시켜줄 것이다.     



김초엽,듀나,정소연,김이환,배명훈,이종산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2020-09-21


4. 그렇다면 고래병의 유행으로 고래가 죽어나간다는 스토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은유인가?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소설 속 고래가 죽어 나가게 만드는 ‘고래병’의 원인에는 인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더 나아가 지구와 인간 간의 관계에 대한 은유로도 볼 수 있다. 인간으로 인해 병에 걸려 죽어 가는 지구로도 치환해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5. 코로나19 이후 특히 전염병을 테마로 한 소설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맞다.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도  ‘전염병’을 테마로 한 소설들 모음집인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수록작이다. 이 소설집은 멸망(Apocalypse), 전염(Contagion), 뉴 노멀(New Normal) 챕터에 각각 두 편의 소설들을 묶어 놓았다. 고래 외에도 인류의 미래를 그린 국내 대세 작가들-김초엽, 정소연, 김이환, 배명훈, 이종산의 상상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펴 보길 바란다. 한편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은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접할 수 있으니 종이책이 부담스러운 분들은 전자책으로 편하게 읽어도 좋겠다.      



김미향 에세이스트·출판평론가


2022년 7월 28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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