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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Nov 14. 2018

위대한 개인의 시대

- 마감 중 만난 문장들


두 기획 모두 참여한 나의 컴퓨터에서 옛 파일을 검색해봤다. 2008년에 참여했을 때는 들국화를 1위로 꼽았다. 이번에는 유재하였다. 그때는 음악과 세상의 관계가 지금보다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 담겨 있는, 198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의 포효는 2008년에도 유효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음악이 꼭 세상과 연결될 필요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보다는 일상의 감정들을 얼마나 공감되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우리는 그때보다 훨씬 강한, 개인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들국화와 유재하의 앨범은 모두 비슷한 시기에 발매됐지만 유재하는 사회에서 분리된, 개인을 그리고 있었다. 전에 없는 음악적 문법으로 ‘탈관습’에 대한 갈망을 해결했다. 유재하 자체가 하나의 문법이 됐다. 지금의 대중음악이 놓을 수 없는, 그런 문법이 됐다. 그렇기에 그 10년 사이, 유재하는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재평가되었으며 미디어를 통해 당대의 대중들에게 성공적으로 스며들 수 있었다.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고정석 외 지음, 태림스코어, 2018


-  김작가, 「신중현부터 3호선 버터플라이까지, 한국 대중음악 이정표의 역사」, '리뷰 -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476호(2018년 11월 20일 발행 예정) 중에서



편집후기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가장 좋아하는 리뷰 필자 중 한 명이다. 언제나 적확한 언어로 지금 이 시대 음악의 베스트 신들을 조망해주기 때문이다. 이번 마감 때 만나게 된 김작가의 글 역시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이라는 책을 통해  음악과 시대를 동시에 읽고 있었다. 인용한 김작가의 문장은 위대한 개인의 시대를 맞아 우리 시대가, 음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고 어디를 관통하고 있는지 정확히 보여준다. 시대를 꿰뚫는 언어이기에 출판에도 적용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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