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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Nov 19. 2018

팬 베이스와 팬 비즈니스는 다르다

- 마감 중 만난 문장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연예인처럼 기존 미디어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유튜브 채널로 가세했다는 점이다. 미디어 노출에 의존해 지명도를 유지하던 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팬을 관리하고 나아가 직접적인 수익 창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노출빈도가 많은 영상 플랫폼에 편승하려는 단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자신의 채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인지도를 확보하려는 생존전략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팬 베이스』사토 나오유키 지음, 김현정 옮김,한스미디어, 2018


출판은 오래전부터 ‘초성숙 시장’이었다. 1년에 출간되는 책의 권수는 5만 종이 넘는다. 고령화나 1인 가구의 증가를 들지 않더라도 독서 인구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사람들은 책이 나와도 알기 어렵다.


잡지는 상위 21.1%의 사람들이 구독수의 71.5%을 담당하고 있다. 20대 80까지는 아니더라도 통상 20대 70이나 20대 60 정도로 상위 고객의 중요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출판도 이와 비슷하다. 책을 한 권이라도 산 사람이 다른 책을 구매할 확률이 책을 1년에 한 권도 안보는 사람이 책 한 권을 살 확률보다는 훨씬 높다. 
‘팬 베이스’의 세 번째 근거는 ‘추천의 파급력’이다. 팬은 소수이지만 그 팬이 만들어내는 파급력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통계에 따르면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은 정보원은 가족과 친구가 63%로 유명인(20%)이나 인플루언서(19%)보다 높다. 또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42%로 이용하지 않는 기업(17%)에 비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로 인해 사람들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 관계망으로 실시간 연결되어 있다. 이와 같은 동종친화성(Homophily)은 폭발적인 유기적 도달력을 만들어낸다.
이 책은 팬 베이스와 팬 비즈니스가 다르다고 말한다. 브랜드와 상품의 가치를 지지해주는 팬을 모아 수익을 높이려는 전략이 아니라, 그 가치의 연장선에서 기대를 품고 기업과 함께 성장을 꿈꾸고 싶어 하는 팬들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것이 ‘팬 베이스’라는 의미다.
현재 출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구독모델은 정기결제를 통해 기존의 책을 더 저렴하게 많이 볼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쉬운 측면이 있다. 가성비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은 필연적으로 가격 하락을 동반하게 되는데, 출판이라고 하는 오래된 ‘초성숙 시장’에서 과연 괜찮은 접근이지 생각해볼 문제다.


팬 베이스의 핵심은 마케팅 활동의 ‘자산화’에 있다. 단발적인 광고나 노출로 독자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확률이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휘발적인 마케팅 활동이 아니라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팬을 ‘자산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  박주훈 스토리웍스 컴퍼니 대표, 「독자가 아니다, 팬이다」, '리뷰 - 『팬 베이스』',  출판전문지 <기획회의> 476호(2018년 11월 20일 발행 예정) 중에서




출판계, 서점계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박주훈 대표의 『팬 베이스』 리뷰입니다. '팬 비즈니스'가 아니라 '팬 베이스'라는 말, 참 좋네요. 무언가를 판다는 것,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가능하며 더 나은 방식, 더 좋은 방식으로 팔기를 원합니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도 그런 소비가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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