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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Dec 03. 2022

슬기로운 독서 생활을 위한 독서법

- 《해리 포터와 피터 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1. 오늘 소개할 책은?

《해리 포터와 피터 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다. 심리학자인 저자가 개인적으로 시행착오를 거치고 학문적으로 검증된 여러 가지 독서법을 녹여내어 독서 기술과 지식에 대해 알려준다. 이 책은 어릴 적 누구나 읽었을 만한 7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논지를 펼쳐가고 있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 《인어공주》,  《80일간의 세계 일주》,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해리 포터》 시리즈,  《피터 팬》, 《젊은 베르터의 고통》이 그것이다. 이처럼 알 만한 책들을 선정한 이유는 한 번 읽은 책이라도 다시 읽을 때 그 의미가 새롭기 때문이다. 저자는 같은 책이라도 읽기 방식에 따라 책의 의미와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책을 다르게 읽는 것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제대로 읽어야 책 속의 의미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그래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이 ‘독후행(讀後行)’이다. 저자가 말하는 독후행이란 “책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고 독후감을 쓰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교훈과 감동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단지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과 발이 함께 가는 길이다.      


2. 심리학자가 왜 이런 책을 썼을까?

저자는 어른이지만, 그래서 어른인 척하지만 실은 자신이 성장하지 못한 아이와 같다고 느낄 때가 잦았다고 말한다. 좋은 일을 겪을 때는 아이와 같이 오랫동안 헤죽거리고 슬픈 일을 겪을 때도 다른 사람 앞에서 우는 것을 좀 참을 뿐이라는 거다. 그런 저자가 자신이 어른으로 확실히 성장했다고 느낄 때는 예전에 보고 느꼈던 것이 다르게 보고 생각되어질 때라고 한다. 또 심리학자이지만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는데 그때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도록 도와준 것이 읽던 책을 다시 읽고 어릴 때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것들을 깨달았을 때라고 한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어린 저자는 현재 더 커진 저자와 만나며 그간 겪고 느낀 것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그로 인해 좀 더 나아지는 기묘한 체험을 했던 거다. 그러면서 인생과 세상에 대해 한 번 더 배웠기에 같은 책으로 다른 의미를 발견하는 독서의 즐거움과 독서법에 대한 책을 출간할 수 있었던 거다.     


3. 읽은 책을 또 읽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닌데?

맞다. 하지만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인 건 분명하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독서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도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뒤척이면, 그 책들은 묻혀버린 날들을 간직한 유일한 달력들로 다가오고, 책 페이지들에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저택과 연못이 반사되어 보이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고. 즉 책 내용 자체뿐만 아니라 그 책을 읽을 때의 주변 상황, 사건, 친구, 가족, 자신의 느낌 등이 다시 그 의미를 살펴보는 즐거운 요소가 되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 역시 《도덕의 계보》에서 독서는 “되새김질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지만, 한층 성숙해진 눈을 통해 자신이 예전에 발견해서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의 다른 면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는 얘기다. 세종대왕 역시  한 권의 책을 백 번 이상 읽고 쓰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백독백습(百讀百習)''을 하지 않았는가.      



4. 이 외에 저자가 추천하는 독서법은 어떤 것인가?

저자는 읽은 책을 또 한 번 읽는 걸 추천함과 동시에 책을 읽을 때 다섯 가지에 유의해서 읽어보자고 말한다. 첫째, 전체 맥락을 잡기 위해 서문과 목차를 읽고 둘째, 책을 정독하기 전에 전체 내용을 훑어 본 이후 셋째, 책을 정독하고 넷째, 책을 읽은 이후에는 글의 내용을 머리로 정리하고 요약하라고 말한다.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정리하거나 요약하면 글 전체를 검토하는 것처럼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정 부분에 색깔로 표시를 하거나 짧게 메모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비판적으로 읽으라고 주문한다. 읽기는 저자와 독자의 의사소통 과정이기 때문에 저자의 말을 수동적으로 듣고 있으면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저자의 주장이 타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전체 맥락에서 벗어난 주장은 없는지, 혹은 빼놓은 주장이나 사실은 없는지를 살피면 내용을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5. 오늘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최근에 독후감 대회 심사를 본 적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응모했고 상금도 어마어마하더라. 많은 독후감 원고들을 보면서 응모자들이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취자들 중에서도 독서법과 글쓰기에 대한 팁을 얻고 싶은 이들이 있을 것 같았다. 저자는 독후행을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완성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같은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이 나와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며 입체적인 독서 경험을 가져보라. 아마 어느 독후감 대회를 나가더라도 수상의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나만이 할 수 있는 독후행은 어떤 것이 있을지 진지하게 사유해보는 것도 참 좋겠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10월 6일(목) KBS 라디오 <생방송 오늘 원주입니다> '책과 함께 떠나는 산책' 코너 진행 원고입니다

생방송오늘 원주입니다 | 디지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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