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편집의 맛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뭉치 Dec 12. 2022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법

- 《위로의 미술관》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가 ‘위로’의 관점에서 화가와 작품들을 큐레이션한 책이에요. 좌절을 경험했기에 오히려 다른 이들을 위로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25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해 들려줘요.


1장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는 날의 그림들’에는, 누가 봐도 늦은 나이에 두려움 없이 도전했고, 다른 이의 시선과 평가에 휘둘리지 않았던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요. 백내장으로 두 번의 수술을 받고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클로드 모네를 포함해 앙리 마티스, 폴 세잔 등의 그림을 보다 보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한계 짓거나 지레 안 될 거라 여기지만 않는다면 ‘늦은 시점’이라는 것은 결코 없음을 깨달을 수 있어요.


2장 ‘유난히 애쓴 날의 그림들’에선 타고난 결핍, 정신적·육체적 고통, 폭력적인 시대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그렸던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고통과 그림에 대한 열정도 엿볼 수 있는데요. 성공의 길만 걷던 르누아르는 40세 때 자전거에서 떨어져 오른팔이 부러졌고 왼손으로 그림을 그려야 했어요. 그랬던 그에게 더 큰 시련이 닥친 것은 그의 나이 50세 때였어요. 뼈나 관절이 단단하게 굳고 통증이 생기는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게 된 거예요. 결국 50대 후반에는 오른팔에 마비가 왔고 지팡이를 짚고 걸어야 했어요. 70대가 되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끝내 손가락이 모두 뒤틀리고 말았어요. 매일 붓을 쥐고 팔을 써야 하는 화가에게는 치명적인 질병이었지요. 그럼에도 손에 붕대를 감은 채 그림 그리는 걸 포기하지 않았어요. 60년의 화가 생활 동안 약 6000점의 작품을 남긴 르누아르. 하루도 그림을 그리지 않은 날이 없었던 르누아르는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영원히 남기에 그림을 그린다”는 말을 남겼어요. 이 외에도 시련을 자양분 삼아 더 단단하게 성장했던 귀스타브 쿠르베,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위로의 미술관》진병관 지음 l 출판사 빅피시 l 가격 1만8800원


3장 ‘외로운 날의 그림들’을 통해선 고독과 외로움을 겪으면서도 새로움을 창조해낸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어요. 부족한 환경, 치명적인 육체적 결함 같은 결핍을 오히려 재능으로 꽃 피운 툴루즈 로트레크, 알폰스 무하, 프리다 칼로, 조르주 쇠라 등이 그들이지요.


4장 ‘휴식이 필요한 날의 그림들’에선 그 자체로 위로와 치유가 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요. 구스타프 클림트,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몬드리안 등의 작품들이지요.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치 미술관에서 도슨트(전시 작품에 대한 해설을 통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사람)의 설명을 듣듯 화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요. 130점의 명화로 채워진 책 속 미술관을 나서는 순간, 25명 화가의 이야기가 자양분이 되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예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12월 12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2/11/2022121101019.html


이 글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김뭉치의 브런치를 구독해주세요.


이 글을 읽고 김뭉치가 궁금해졌다면 김뭉치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주세요.

https://www.instagram.com/edit_or_h/?hl=ko


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알라딘 http://asq.kr/XE1p

인터파크 http://asq.kr/PH2QwV

예스24 http://asq.kr/tU8tzB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지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